산은 구름을 탓하지 않는다
아무 자취도 남기지 않는 발걸음으로 걸어가라. 닥치는 모든 일에 대해 어느 것 하나라도 마다 하지 않고 긍정하는 대장부(大丈夫)가 되어라.
무엇을 구(求)한다, 버린다 하는 마음이 아니라 오는 인연 막지 않고 가는 인연 붙잡지 않는 대수용(大收容)의 대장부가 되어라.

따라서 쉼은 그 자체가 멜로디의 한 부분이지 별개(別個)의 것이 아니다. 저 그릇을 보라. 그릇은 가운데 빈 공간(空間)이 있음으로써 그릇이 되는 것이지 그렇지 않다면 단지 덩어리에 불과하다.

"산은 날보고 산 같이 살라하고 물은 날보고 물처럼 살라하네."하는 말이 있다.
산은 거기 우뚝 서 있으면서도 쉰다. 물은 부지런히 흐르고 있으면서도 쉰다. 뚜벅뚜벅 걸어가면서도 마음을 놓고 가는 이는 쉬는 사람이다.
그는 쉼을 통해 자신의 삶을 더욱 살찌게 한다. 그는 쉼을 통해 자신의 삶을 더욱 빛나게 한다. 풍요(豊饒)와 자유를 함께 누린다.

쉼이란 놓음이다. 마음이 대상(對象)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마음으로 짓고 마음으로 되받는 관념(觀念)의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이다.
몸이 벗어나는 게 아니고 몸이 쉬는 게 아니다. 마음으로 지어 놓고 그 지어놓은 것에 얽매여 옴치고 뛰지 못하는 마음의 쇠고랑을 끊는 것, 마음으로 벗어나고 마음이 쉬는 것이다.

고로 쉼에는 어떤 대상이 없다. 고정된 생각이 없고 고정된 모양이 없다.
다만 흐름이 있을 뿐이다. 대상과 하나 되는 흐름,저 물 같은 흐름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쉼은 대긍정(大肯定)이다 오는 인연(因緣) 막지 않는 긍정이요 가는 인연 잡지 않는 긍정이다.
산이 구름을 탓하지 않고 물이 굴곡을 탓하지 않는 것과 같은
그것이 곧 긍정이다.

시비(是非)가 끊어진 자리 마음으로 탓할 게 없고 마음으로 낯을 가릴 게 없는 그런 자리의 쉼이다.
자유(自由)와 해방(解放) 누구나 내 것이기를 바라고 원하는 것 그 길은 쉼에 있다
물들지 않고 매달리지 않는 쉼에 있다 삶이 정말 힘들면 엉터리전도사 부르세요~~~~ .
李楨 汕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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