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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이란...

문수봉(李楨汕) 2021. 5. 4. 15:40

게시글 본문내용

 

인간에겐 五福(오복)이 있어야 행복하답니다. 우리 동양 유학의 경전인 서경(書經) 洪範(홍범)편에 五福(오복)은 壽(수), 富(부), 康寧(강녕), 攸好德(유호덕), 考終命(고종명)의 다섯 가지로 나와 있습니다.

 

壽(수)는 長壽(장수)하는 것, 富(부)은 부유한 삶을 영위하는 것, 康寧(강녕)은 우환이 없이 편안한 것, 攸好德(유효덕)은 덕을 좋아하며 즐겨 덕을 행하려고 하는 것, 考終命(고종명)은 아픔 없이 天命(천명)을 다하는 것입니다. 요샛말로 99(백수까지) 88(아픈데 없이 살다가 ) 234(2.3.4일 드러눕다 고통 없이 죽는 것)와 일맥상통합니다.

 

하지만 어디 그것만 가지고 복을 누렸다 할 수 있겠습니까? 먹는 것도 즐거움이니 치아가 좋아야 하고, 전염병이 많아 자식 낳으면 죽는 경우가 허다하니 자식 많은 것도 복이고, 부부가 오랫동안 서로 등 긁어주며 같이 살다 가는 것도 복이고, 궁상떨지 않을 만큼 재물도 있어야 하고, 자손들을 위해 명당에 묻히는 것 또한 오복 중에 하나라고 우리 선인들은 생각했습니다.

 

오늘 같이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60대 초반 어느 날 광화문 우리 회사 근처에서 친구들과 허름함 빈대떡집에서 술 한잔 하다가 “너희들이 생각하는 오복(五福)은 뭐라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나이가 60줄에 들어 들기 시작하니 첫째는 하나같이 ‘건강’이고, 둘째는 큰돈은 아니지만 애들 공부와 결혼 시켜 주고, 친구 만나면 술 한 잔 맘 놓고 사줄 수 있을 정도의 ‘돈’이고, 그다음 마누라와 자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모 잡지사 조사에 의하면 자식보다는 안정되고 자기 하고 싶은 일 하는 ‘직업’과 ‘친구’가 오복에 들어 간다고 하니 모두 수긍을 합니다.

 

그런데 다른 건 이해하겠는데 ‘친구가 오복에 들어간다? 친구가 그렇게 중요한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자식보다도 형제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친구’란 이야기인데 참으로 의아하지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지금 가장 자주 만나 웃고 자기고민 털어놓고 떠드는 사람이 친구들이긴 합니다.

 

자식들이 결혼이나 직장 다닌 후 독립하고 나니 밥 한 끼 같이 먹을 시간은커녕 대화는 더더욱 힘들고, 남자들은 형제간에도 명절 때나 기제사 집안 경조사 아니면 일부러 전화해 만나기도 힘들어 심적으론 이제 남이 된 것 같으니 어버이날이나 스승의 날 만 아니라 ‘형제의 날’도 제정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러고 보니 친구야말로 수시로 만나 마누라 흉도 좀 보고 자식 자랑이나 자식 걱정으로 수다도 떨고 같이 여행도 다니고 내 주머니 비어 있으면 친구 주머니에서 술값도 나오는 즐거운 대상이라 인정하니 늘그막에선 ‘친구’가 오복 중 으뜸으로 생각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오복 중 하나가 ‘친구’인데 그 귀중한 ‘친구’를 오복 중 하나로 만들자면 언제나 서로 행동과 말 하나라도 서운치 않게 조심해서 행하고 특히 예의를 꼭 지켜야 한다. 조선 시대 선비들처럼 말이다.” 나의 서당 훈장 같은 말에 수긍하며 한바탕 웃고 말았는데, 내 말에 학습 효과가 있는 건지 하나같이 빈대떡 몇 장과 막걸리 몇 잔 값 정도 낸 나에게 “ 잘 마셨다. 고맙다.” 한마디씩 합니다. 오복을 누리기 위해선 성경 말씀의 ‘범사(凡事)에 감사하라!’라는 말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