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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파란 하늘 아래 맞닿는 성곽 길]

문수봉(李楨汕) 2009. 1. 11. 01:47

파란 하늘 아래 맞닿는 성곽 길

‘상당산성’


   하얀 눈이 온 세상을 뒤덮은 산상을 그리다, 뒤적이던 앨범 속에서 지난 가을 찾은 상당산성은 높디높은 가을 쪽빛 하늘로 뒤덮여있다. 손을 뻗어 하늘을 휘저으면 파란 물감이 쏟아져 내리 것만 같은 산성주변은 봄가을의 경치가 일품이다.

상당산성의 정문 '공남문'(남문) 전경
   공남문으로 오르는 오솔길의 돌계단과 푸른 잔디광장은 이곳을 찾는 이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는 장소중 하나이다. 성벽주위의 소나무와 철쭉, 야생화와 단풍은 화려한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TV드라마 촬영장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상당산성은 ‘태왕사신기’ 극중 격투 장면을 남문 잔디광장에서 촬영하였고, ‘대조영’에서는 양만춘 장군이 지키는 안시성의 배경으로 나왔다.

'진동문'(동문)에서 능선으로 오르는 성곽 길
   조선시대 산성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당산성은 언제 쌓아는 지 분명치 않으나, 백제시대 때 토성으로 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산성의 이름은 백제의 상당현에서 유래한 견해와 통일신라 김유신장군의 셋째 아들 김서현이 서원술성을 쌓았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수도방어를 위한 중간방어선으로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 있던 충청병마절도사영을 청주로 옮겨오면서 석성이 되었다.  조선영조 때 성 둘레 4.4km를 크기가 일정치 않은 돌로 성벽을 쌓는 대대적인 공사가 이루어졌다. 성벽 안쪽은 흙으로 쌓아올리는 공법으로 축조하였으며 성벽높이는 4~5m이다. 진동문(동), 미호문(서), 공남문(남)등 3개의 성문을 두었고 북쪽은 산세가 매우 급하여 성문을 내지 않았다. 각 성문 위에는 목조 문루를 세웠고 무사석으로 네모지게 성문을 만들었다. 

'동장대'
   산성의 정문인 공남문을 들어서면 또 하나의 성벽을 만난다. 보통 성문 바깥으로 옹성을 쌓아 성문을 방어했던 다른 성과는 달리 성 안쪽에 성벽을 쌓아 만든 것이 특이하다. 성안의 길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성곽 길과 숲속으로 이어지는 산책길로 나누어진다. 두 길은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한다. 공남문과 남암문 사이에 있는 치성은 성곽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성벽 밖으로 튀어나와 있는 치성은 전망대로서도 손색이 없다. 상당산성은 고창 모양성과 같이 성벽과 치성 위에 낮게 쌓은 여장(담)은 볼 수 없으나, 공남문 주변에만 조금 남아 있다. 치성 위쪽을 살펴보면 불쑥 튀어나온 한 줄의 돌을 발견할 수 있다. 눈썹돌 또는 미석이라 부르는 이 돌은 빗물이 성벽을 타고 흐르지 않고 바로 떨어지게 하는 처마역할을 하면서 성벽이 오래 견딜 수 있도록 만든 옛 성인의 지혜이다.

'미호문'(서문)
  미호문 문루에 서면 시원한 바람이 이마의 맺힌 땀방울을 식혀준다. 저 멀리 청주시내의 분주함과 더불어 누렇게 익어 고개를 숙인 가을 들녘의 풍요로움도 만끽 할 수 있다.  성곽 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숲속 길은 중간 중간 쉼터가 있어 자연을 벗 삼아 걸을 수 있다. 미호문에서 산 아래로  길을 따라 내려서면 저수지를 끼고 자리한 한옥마을에 닿는다. 지금의 저수지는 1943년 홍수로 무너진 수문을 더 크고 넓게 복원했다.

동대장 앞 성벽
   공남문, 미호문, 진동문을 지나 동장대로 이어지는 성곽 길을 따라 한 바퀴 걷는 데는 대략 한 시간 반이 소요된다. 성곽 길은 어느 한 곳 시야를 가린 곳이 없어 전망이 좋다. 4.4km에 달하는 성곽을 지키기 위해서는 수천 명의 군사가 필요 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성에 주둔한 관군은 1천여 명 남짓, 평시에도 성을 지키기 위해 그 많은 군사를 주둔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나머지 공백을 메운 것은 승병이었다. 조선의 배불숭유정책에도 불구하고 성안에는 그들이 머물 사찰이 필요했다. 유교를 국교로 삼았던 조선시대 성안에 구룡사, 남악사 등 사찰이 있었던 것도 특이하다. 공남문 왼쪽에 서있는 구룡사사적비는 성안 사찰 터에 있던 것을 옮겨놓은 것으로 성 안에 사찰이 있었음을 증명해준다.

'진동문'(동문)
  상당산성에는 두 곳의 비밀 문이 있다. 바로 동암문과 남암문 이다. 동암문은 진동문에서 오른쪽으로 성곽 길을 따라 오르면 능선과 만나는 지점 아래에 위치해 있다. 서너 명이 허리를 숙이고 드나들 정도이다. 동암문 안쪽에 빗장구멍을 내어 견고히 하는 한편 유사시에는 곧바로 폐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금북, 한남정맥의 능선을 따라 성벽이 쌓여진 상당산성은 빗방울이 성벽 안쪽으로 떨어지면 흘러 흘러 한강으로 들어가고, 성벽 바깥으로 떨어지면 금강으로 흘러든다.

상당산성 저수지와 마을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