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설헌(竹雪軒)
시원(枾園) 박태후(朴太侯,1955.8.3-)는 동양화가이며 전남과학대학 교양학과 교수이다. 죽설헌은 그가 전남 나주군 금천면 촌곡 2구 154 소재 대지 3,000평 면적에 설립한 전원 민속화실을 일컫는다.
그는 인류가 꿈꾸는 에덴동산처럼 고향의 포근한 아름다움을 오랜 세월동안 부인과 같이 주택과 담장,대밭,연꽃 등 나무 한그루 풀한포기 돌하나에 까지 모두 정성어린 감성으로 다듬고 가꾸었다고 전언하였다. 그곳에 화실을 만들어 아름다움을 더한 그림을 그리면 얼마나 훌륭한 작품이 나오겠으며 살맛나는 인생을 살까 부럽기 까지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야트막한 구릉으로 둘러싸인 곳에 문인 화가 박태후(50세)의 집 죽설헌(竹雪軒)이 있다. 자신이 출생한 시골 집터에다 30년 세월 동안 나무를 가꿔온 그는 20년의 공무원 생활을 접고 화가로 변신해 숲과 밭을 가꾸며 한폭의 동양화 같은 집에서 전원 생활을 음미하며 산다.
오랫동안 공들여 만든 그의 낙원 죽설헌은 이젠 남도 예술인들의 사랑방이자 전국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었다. 동갑내기 아내 김춘란 씨와 그림을 공부하고 있는 딸 둘과 함께,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을 한껏 누리며 평화롭게 살고있는 박태후 화가로부터 '삶을 즐기는 법'을 듣는다.
다 같은 평수에 고만고만한 가구 배치에 대충 닮아 있는 일상에 갇힌 것만 같다. 잠시 벗어 나 숨을 고르고 싶다.
야트막한 기와담 너머 대나무 숲이 담긴 한 장의 사진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나주에 있는 죽설헌의 풍경이다. 무작정 전화를 걸어 “오늘 문을 여나요?” 물어 본다. “카페가 아니라 가정집인데 놀러오셔도 돼요”라는 게 집주인의 응답.
그는 차근차근 이정표 개수까지 세 가며 오는 방법을 일러준다. 나주 배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촌곡2구’ 표지판 입구에서 우회전. ‘연수원’ 이정표 하나, 둘, 셋…이쯤이다. 간판이 대나무에 매달려 댕글거린다.
5분 정도 이동했을까. 죽. 설. 헌. 한 자 한 자 깊이 새겨진 돌 몸뚱이에 송악이 슬금슬금 자리를 잡고 있다. 흙기와로 쌓은 담길 옆에 돛나물이 무더기로 자라고, 백일홍 도화꽃 붓꽃 해당화 은목서 찔레꽃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꽝꽝나무와 탱자나무가 양쪽에서 만든 굽이길을 걷다보니 개가 멍멍 짖는다. 순진이란 이름을 가진 진도개다.
‘죽설헌’을 둘러싼 나무들은 30여 년 전부터 심어서 키운 것들. 마당 왼편에 작은 연못이 있고, 능소화가 처마를 뒤덮고 있다.
집에 들어서자 안주인 김춘란(50)씨가 반갑게 맞이한다. 거실 바닥은 집주인이 직접 손질했다는 투박한 마루다. 낮은 키의 나무 탁자에 소박한 다기가 놓여 있고, 거실 정면에는 벽난로가 실내를 훈훈하게 데우고 있다. 구수한 고구마 냄새. 고구마도 직접 키운 거란다. 벽난로 위엔 남편인 시원 박태후(50)씨의 ‘참새’가 걸려 있다. 창문 오른편에도 시원 선생의 작품이 자리를 잡고 있다. 거실 뒤편에 조용히 자리를 차지한 오르간은 저번에 퓨전피아니스트 임동창씨의 손길을 탄 오르간이기도 하다. 낡았지만 아직까진 제 소리를 내고 있다. 방은 모두 네 개다. 방 하나는 시원 선생의 작업실이다.
그의 작품 ‘참새’는 찻잔에서도 만날 수 있도록 ‘생활예술상품’으로 제작되었다. 작업실 창밖 너머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숲 사이로 어디선가 구성진 장구 가락이 들리는 것만 같다. 대나무와 가까워서일까. 안주인 김씨는 “한참 보고 있으면 소리가 느껴질 정도로 생동감이 있는” 대나무 작품을 가장 마음에 들어 한다.
“새촉이 올라와 싱그러운” 죽설헌 봄날의 정경에 해마다 매료된다는 안주인 김씨는 “산벚이 보드랍게 피면서 무르익다 4월 배꽃이 피면 절정에 다다른다”고 말한다. 가정집이지만 언제나 ‘열려 있는’ 죽설헌. 배꽃이 흐드러지게 필 즈음인 4월10일(토) 오후5시에 담양 소소선방 주인 박성일씨가 마련한 ‘행복이 가득한 우리집을 찾아서’ 음악회가 이곳에서 열린다.
김씨는 “여기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있으면 즐겁죠”라며 언제든 부담 없이 들러도 좋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뒤따라오는 너털웃음이 그의 ‘푸근한’ 성격을 대신한다. “(제) 웃음소리 듣고 한번 더 오고, 인상 보고 한번 더 오게 된다”는 안주인 김씨의 넉넉함으로 죽설헌은 정겨운 ‘쉼’의 공간이 된다. 공간이 지닌 분위기는 공간 그 자체에서 나오기보다는 ‘사는 이’의 마음에 달려 있는 듯하다.
죽설헌
화장실에는 멋진 그림들이 남녀를 구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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