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세상☆/♡☞시문학방♡

[사연 / 도종환]

문수봉(李楨汕) 2009. 3. 7. 15:41

사연 / 도종환

 

 

 한평생을 살아도

말 못하는 게 있습니다

모란이

그 짙은 입술로 다 말하지 않듯


바다가 해일로

속을 다 드러내 보일 때도

해초 그 깊은 곳은

하나도 쏟아 놓지 않듯


사랑의 새벽과

그믐밤에 대해 말 안하는 게 있습니다

한평생을 살았어도
저 혼자 노을 속으로 가지고 가는


아리고 아픈

이야기들 하나씩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