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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길 / 정호승]

문수봉(李楨汕) 2009. 3. 23. 21:59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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