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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2)]

문수봉(李楨汕) 2009. 4. 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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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시민 여러분, 여러분이 내게 유죄투표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결과를 억울하게 느끼지 않는 데에는 내 나름대로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더욱이 결과가 이렇게 되리라고 짐작 못 했던 것은 아니지만, 오히려 더한층 이상스러운 것은 여기 나타난 양편의 표수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이렇게 표수의 차가 적을 줄은 몰랐으며, 더 큰 차가 있으리라고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만약 30표만이라도 반대편으로 갔더라면, 나느 san죄가 되어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멜레토스에 대해서만은 지금도 전적으로 무죄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무죄일 뿐만 아니라 어쨌든 누구에게나 분명한 일이지만, 만약 아니토스와 리콘이 나를 고발하러 여기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나는 무죄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멜레토스에 대해서만은 지금도 전적으로 무죄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무죄일 뿐만 아니라 어쨌든 누구에게나 분명한 일이지만, 만약 아니토스와 리콘이 나를 고발하러 여기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그는 표수의 5분의 1도 얻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에 1천 드라크메의 벌금을 물어야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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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런데 이 사람은 내게 대해서 사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아테네 시민 여러분 ,그 대신 나로서는 여기에 대해서 무슨 형을 제의해야 합니까? 물론 내게 맞는 형량이라야 하겠지요.


그러면 그건 무엇이겠습니까? 내가 평생을 가만히 있지 않았다고 해서, 그리고 내가 흔히들 마음을 쓰고 있는 돈벌이라든가, 살림이라든가, 근대의 지휘라든가, 정치활동이라든가,

 

그밖의 모든 벼슬자리라든가, 나라에서 생기고 있는 파벌이나 당파에 무심했다고 해서, 말하자면 이런 일들에 관여하면서 목숨을 부지하기에는 내가 진정 너무나 선량하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해서 내가 무슨 형을 받고 무슨 댓가를 치러야 마땅하단 말입니까?


나는 여러분에게나 나 자신에게나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생각된 곳에는 절대로 가지를 않았고, 각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가장 성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된 곳에만 갔었던 것입니다.

 

 즉, 나는 여러분들이 무엇이든 자기에게 소해 있는 것들에 마음을 쓰기에 앞서 우선 자기 자신에게 마음을 써서 될 수 있는 한 선량하고 사려 깊은 사람이 있도록, 그리고 나라에 속해 있는 것에 마음을 쓰기에 앞서 먼저 나라 자체에 마음을 쓰도록, 또한 그밖의 다른 것에도 이와 같이 마음을 쓰도록 여러분 중의 각 사람을 설득시켜 보려고 마음먹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goTEjs 나는 대체 무엇을 받아야 마땅하단 말입니까?

내가 참으로 합당한 판결을 받아야 한다면, 아테네 시민 여러분, 그것은 무엇인가 좋은 것이라야 합니다. 게다가 그것은 내게 알맞은, 그런 좋은 것이라야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을 훈계하기 위해 시간적 여유를 필요로 하는, 한 사람의 가난한 선행자에게 알맞은 것은 무엇입니까? 그런 사람에게는, 아테네 시민 여러분, 영빈관에서 음식을 대접하는 일이 가장 알맞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여러분중의 누군가가 올림픽 경기에서 승마로, 또는 두 필이나 네 필의 마차 경기에서 우승했을 때에 받는 것보다 훨씬 더 합당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여러분으로 하여금 행복한 듯이 여기게 해줄 뿐이지만 나는 실제로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주며, 게다가 그에게는 음식의 대접이 필요없지만 나에게는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만약 정당히 받아야 할 것에 따라서 적합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면, 나는 영빈관에서 접대를 받아야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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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말하면, 아마 여러분들은 앞서 내가 동정을 받기 위한 탄원에 관해서 말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고집을 부려서 그런 말을 하고 있는 듯이 생각하실 겁니다. 그러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테네 시민 여러분, 실은 이런 뜻입니다. 나는 어떤 사람에게도 결코 공의로 나쁜 일을 한 적은 없다고 확신하고 있으나, 단지 여러분에게 그렇게 확신시키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 이야기를 나눈 시간이 너무나 짧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 생각으로는, 다른 나라에서처럼 사형에 관한 재판은 하루가 아니라 여러 날에 걸쳐서 해야 한다는 법률이 있었더라면, 아마 여러분에게 확신시킬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렇게 크나큰 중상을 제거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나는 아무에게도 옳지 못한 짓을 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나 자신이 어떤 피해를 입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그러한 피해를 받아야만 합니까? 도대체 무엇이 두려워서 그렇게 해야 한단 말입니까? 나 스스로가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 모른다고 말하면서도, 내게 대한 멜레토스의 구형을 당하기가 두려워서일까요?

 

그런 것 대신에 무엇인가 나쁘다고 생각되는 것을 스스로 택해서, 그것을 구형해 달라고 제의해야 할까요? 구류는 어떨까요? 그렇다면 나는 어째서 그때그때의 관리, 즉 열 한 사람의 관리의 노예가 되어서 살아가야 합니까? 오히려 벌금형을 제의하고, 그것을 치를 때까지 구금되어 있어야 할까요?


그러나 지금은 방금 내가 말한 것과 같은 일입니다. 나에게는 치를 돈이 없으니까요. 그러면 나라 밖으로 추방하는 형벌은 어떻겠습니까? 아마 여러분들은 그렇게 구형할는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여러분들은 나와 같은 국민인데도,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내가 늘 하는 일과 말을 참을 수가 없어서, 지금 여러분이 거기서 벗어나려고 하는 것을 모를 만큼 내게 사리를 분간하는 힘이 없다면, 나는 삶에 대한 애착이 너무나 강하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 사람이라면 그것을 쉽사리 참아 줄까요? 그건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아테네 시민 여러분, 내가 이 나이에 추방당한 신세가 되어 이 나라 저 나라로 떠돌아다니면서 쫓기는 생활을 한다면, 그건 내게는 멋진 생활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여기서도 가는 곳마다 젊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모든 나라 젊은이들이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을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만약 그들을 쫓아 버린다면, 이번에는 그들 편에서 어른들을 설복시켜 나를 쫓아낼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그들을 쫓아 버리지 않는다면, 그들의 아버지나 가족들이 그 젊은이들을 위해서 나를 쫓아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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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아마 이렇게 말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 우리에게서 떠나거든, 소크라테스, 제발 입 좀 다물고 조용히 살아갈수 없겠느냐?

고. 그런데 바로 여기에 당신들 중의 어떤 사람을 설복시키기에 가장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내가 만약 그것은 신을 거역하는 일이라서 조용히 있을 수가 없다고 말한다해도, 여러분들은 곧이듣지 않고 농담이나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덕이나 그밖의 것들에 관해서 날마다 이야기하는 것이 사람에게는 최대의 선이며, 그런 것들에 관해서 내가 문답하면서 나와 남들에게 따지고 있느 srjt을 여러분이 듣고 있는데, 이와 반대로 따져 보지 않는 생활이란 사람으로서 사는 보람이 없는 것이라고 내가 말한다 해도, 여러분은 더욱더 그 말을 곧이듣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말한바와 같습니다.


여러분, 다만 여러분을 그렇게 믿도록 하기가 쉽지 않은 것 뿐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로서는 내가 무슨 해로운 일을 당할 만하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조금도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내게 만약 돈이 있다면, 치를 수 있을 만한 벌금형을 제의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그것 때문에 해를 입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내겐 그런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기야 여러분이 내가 낼 수 있을 만큼만 벌금을 매기면 몰라도. 아마 은 1므나 정도라면 낼 수 있겠지요.

 

그러므로 나는 그만한 벌금을 제의하겠습니다.


그런데 아테네 시민 여러분, 여기 있는 플라톤과 크리톤과 크리토불로스와 아폴로도로스는 30므나를 제의하라고 내게 권하면서, 자기들이 그 보증인이 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는 그만한 벌금을 제의합니다. 여기 이 사람들이 여러분들에 대해서, 그만한 은화의 믿을 만한 보증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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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도 않은 시간 때문에, 아테네 시민 여러분은 이 나라를 욕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서 지혜로운 사람 소크라테스를 죽였다는 악명과 책망을 듣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 욕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비록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하더라도 나를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니까요-


만약 여러분이 조금만 더 기다렸다면 저절로 여러분이 바라는 대로 되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도 잘 알고 있다시피, 나는 이미 오래 살았기 때문에 죽을 날도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물론 여러분 전부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고, 내게 사형투표를 한 사람들에게만 하는 말입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또 한마디 할말이 있습니다.


아테네 시민 여러분, 무죄가 되기 위해서는 무슨 짓 무슨 말이든지 해야 한다고 내가 생각했었더라면 아마 여러분은 여러분을 설복시킬 만한 그런 말이 모자라서 유죄가 되었다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당치도 않은 말씀입니다. 다만 무엇인가 모자라서 유죄가 되긴 하겠지만, 그것은 말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후안과 무치와, 그리고 여러분의 비위에 맞도록 말할 생각이 모자랐기 때문입니다.


나는 눈물을 흘리거나 울부짖거나 하지도 않으며, 또한 그밖에 여러 가지 나답지 않다고 내가 주장하는 그런 일, 그리고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에게서 흔히 들어오던 그런 일들은 행하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앞서도 나는 위험에 처했다고 해서 어떤 천한 짓을 해도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았고, 지금도 그렇게 변명한 것을 뉘우치지는 않으며, 오히려 나느 달리 변명하고서 살기보다는 이렇게 변명하고서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됩니다. 그것은 법정에서나 싸움터에서나 무슨 짓을 해서든지 죽음을 면하려고 꾀를 부리는 것은, 나는 물론 누구든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싸움터에서도 무기를 버리고, 또 뒤쫓는 적에게 애걸해서 쉽게 죽음을 면하는 일이 많은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어떤 위험 속에서도, 무슨 짓이든 무슨 말이든 할 생각만 있다면, 죽음을 면하는 길은 그밖에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여러분, 죽음을 면하기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비굴함을 면하기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그것은 죽음보다 더 빨리 달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나는 느리고 늙어서 더욱 느린 죽음에 잡혔고, 나를 고발한 사람들은 영리하고 빠르기 때문에 더욱 빠른 것, 즉 악에 잡히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나는 여러분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이 자리에서 물러나려고 하지만, 여러분은 진리로부터 악과 부정의 선고를 받고 물러나는 것입니다. 나도 이 판결에 따르고, 여러분들도 역시 그 판결에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마 그럴 수 밖에 없었겠고, 그래도 좋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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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다음에는 나에게 유죄투표를 한 여러분, 나는 여러분에게 예언해 두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제는 나도 사람이 가장 잘 예언하는 바로 그 계제, 즉 죽을 계제에 와 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사형의 판결을 내린 여러분, 나는 말하거니와, 나를 죽인 바로 다음에는 여러분은 내게 내린 사형보다, 제우스 신께 맹세코, 훨씬 더 괴로운 벌을 받게 될 것입니다.


왜그런고 하니, 여러분은 지금 여러분의 생활을 따지는 일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이렇게 하겠지만, 그러나 그 결과는 전혀 반대가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에게 따지려 드는 사람은 더욱 많아질 것이며, 여러분은 잘 모를테지만 지금까지는 내가 그들을 막아 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젊기 때문에 더욱 사나와져서, 여러분은 괴로움을 당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사람을 죽임으로 해서 여러분의 생활이 옳지 못하다는 남의 책망을 막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훌륭한 생각이 못 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벗어난다는 것은 결코 가능한 일도 아니려니와 훌륭하지도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가장 훌륭하고 가장 쉬운 길은, 남을 억누르기보다는 될 수 잇Sms 데까지 스스로 선하도록 힘쓰게 하는 일입니다. 내게 사형을 투표한 여러분에게는 이 정도 예언하고 여러분과 이만 작별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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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담당직원들에게는 아직 볼일이 남아 있고, 나도 죽을 자리에 가기 전에 여기서 일어난 하나하나의 일들에 관해서, 내게 무죄투표를 해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어쨌든 여러분, 그 동안만 함께 있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허락된 시간 동안에 서로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아무 지장도 없으니까요. 왜냐하면 나는 여러분을 친구로 여기므로 지금 내게 일어난 일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밝혀 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재판관 여러분 -여러분이야말로 우리가 재판관이라고 부르기에 가장 합당한 분들이니까요-나에게 있어 참으로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내가 평소에 흔히 듣는 그 신령스럽고 예언적인 알림이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내 일생을 통해서 매우 자주 들려왔으며, 내가 하려는 일이 옮지 못할 경우에는, 극히 작은 일이라 할지라도 반대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뭔가 여러분도 직접 보아서 아는 바와 같은 일이 나에게 일어났으며, 이것이야말로 사람들이 가장 큰 재앙이라고 생각할는지도 모르는 일이고, 또 흔히 그렇게들 믿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오늘 아침에 집에서 나올 때도, 여기 와서 이 법정으로 들어서려고 했을 때도, 또 변론에서 내가 무엇인가를 말하려고 했을 때에도 신은 결코 행동에 반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다른 경우에는, 한창 얘기하고 있는 도중에도 내 말을 중간에 자주 가로막고는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의 이일에 관해서만은, 행동에서나 말에서나 결코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그 까닭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여러분에게 말하겠습니다. 이번에 나에게 일어난 일은 아마 좋은 것인 듯싶고, 그리고 죽는 것을 나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모든 생각은 결코 옳지 않습니다.


그 큰 증거는 내게 일어난 일입니다. 내가 이제부터 뭔가 나에게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늘 있는 그 예감이 반대하지 않았을 리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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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것이 좋은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만하다는 것을 달리 한번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죽음이란, 다음의 둘 중 하나입니다. 즉, 아무것도 아닌 없는 것이라서 죽은 사람은 전혀 감각도 없거나, 또는 전해 내려오는 말처럼 영혼이 여기서 다른 곳으로 마치 자리를 바꿔서 옮아 사는 일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만약 아무 감각도 없어서 꿈 한번 꾸지도 않는 잠 같은 것이라면, 죽음은 놀랄 만한 이득일는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만약 사람이 꿈도 꾸지 않을 만큼 깊이 잠들었던 밤을 골라내서,

 

 그 한 밤과 그의 일생 중의 다른 모든 밤낮과 비교해 보고 깊이 생각한 다음 평생에 몇 낮 몇 밤을 그 한 밤보다 더욱 좋게, 더욱 즐겁게 지냈는지 말해야 한다면, 그런 밤낮은 보통 사람뿐만 아니라 대왕 자신조차도 다른 밤낮과 비교해서 겨우 손꼽을 정도밖에는 찾아내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죽음이 과연 이런 것이라면, 나는 그것을 이득이라고 말합니다. 그 시간 전체는, 이렇게 본다면 하룻밤보다 더 길지 않게 생각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른 편, 죽음이라는 것이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아 사는 것이고, 따라서 죽은 사람은 다 그곳으로 간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재판관 여러분, 이 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아닌게 아니라 이승에서 스스로 재판관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저승에서 재판을 하고 있다는 참다운 재판관들 미노스, 라다만티스, 아이아코스, 트립톨레모스, 그리고 그밖에 그들의 일생에서 정의로왔던 영웅신들을 찾아낸다면, 그렇게 옮아 사는 것이 과연 보잘것없는 일일까요?


또는 오르페우스나 무사이오스나 헤시오도스나 호메로스를 만나기 위해서라면 아무리 큰 대가라도 치르려는 사람이 여러분 중에 있을 것이 아닙니까?


과연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나는 몇 번을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에게도 그곳에서 지내는 일은 멋진 일일테니까요. 즉, 팔라메데스라든가, 텔라몬의 아들인 아이아스라든가, 그밖에도 옳지 못한 재판으로 죽은 옛사람들을 만나서 내가 겪은 것과 그들이 겪은 것을 비교해 본다면, 생각건대 그것은 즐겁지 않은 일도 아닐 것입니다.

 

 더욱이 가장 큰 즐거움은, 이승사람들을 그렇게 했듯이 저승사람들도 그들 중의 누가 지혜롭고, 누가 지혜로운 척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지 묻고 따져 보면서 지내는 일입니다.


재판관 여러분, 저 트로이에 대군을 거느리고 간 사람이라든가, 오딧세우스라든가, 시쉬포스라든가, 또는 그밖에도 수많은 남녀의 이름을 들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을 따져 볼 수 있다면, 그렇게 하기 위해서 사람들은 굉장히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입니다. 그곳에서 그들과 문답하고 가까이하고, 따져 보는 것은 무한한 행복이 아닐까요. 어쨌든 그곳 사람들은 그것 때문에 죽이는 일이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곳 사람들은 다른 점에서도 이곳 사람들보다 행복하지만, 사람들의 말이 과연 옳다면, 특히 앞으로의 삶은 이미 죽음이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재판관 여러분, 여러분도 죽음에 대해서 좋은 희망을 품어야 하고, 또 이 한 가지만은 참된 일로서 가슴에 새겨두어야 합니다. 즉, 선량한 사람에게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고, 또한 심들께서도 그의 어떤 일에든 무심하시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금 내게 일어난 일도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지금 죽음으로써 성가신 일을 면하는 편이 나로서는 분명히 더욱 좋은 일입니다. 그래서 신의 계시도 결코 나를 막지 않았고, 또한 나로서는 나를 유죄라고 투표한 사람들이나 고발인들에게 격분할 마음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생각에서 유죄투표를 하거나 고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은 책망을 들어 마땅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만 그들에게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들 생각에,

 

내 자식들이 장성해서 덕성보다도 재산이나 그밖의 것에 더 마음을 쓰는 듯하거든, 내가 여러분을 괴롭힌 것과 똑같이 그애들을 괴롭혀서 보복을 해주기 바랍니다. 또 그애들이 만약 아무것도 아니면서 마치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거든, 내가 여러분을 나무랐듯이,

 

- 마음을 써야 할 데에 마음을 쓰지 않고 또 아무 값어치도 없으면서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고 그들을 꾸짖어 주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해준다면, 나도 내 자식들도 여러분에게서 정당한 대접을 받은 셈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떠날 때가 되었군요. 나는 죽이 위해서,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그러나 우리들 중에 어느 편이 더욱 좋은 일을 만날는지, 그건 신 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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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1] 대왕

페르시아 왕을 말한다. 그리스에서는 세속적 행복의 대표적 인물이라고 생각되고 있었다.

 

2] 미노스, 라다만티스, 아이아코스, 트립톨레모스

미노스는 크레타 섬의 왕, 라다만티스는 그의 아우, 아이아코스는 아이기나 섬의 입법자, 트립톨레모스는 농사일의 반신으로서 모두 생전에 현명하고 경건한 생활을 했으며, 저승에서는 죽은 자의 재판관이 되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