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세상☆/♡세상이야기♡

내 꽃이 아니어도 좋다

문수봉(李楨汕) 2021. 8. 17. 05:43

내 꽃이 아니어도 좋다

들꽃·하늘·바람·구름·물·산·들·풀...

다시 또

꽃을 심었다

 

비록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내 영혼마저 비참해질 수는 없기에

목질화 되어버린 팔, 다리를 달래가며

'꽃 피는 언덕'에서 '美山 숲 花 - LAND' 희망 동산에 구절초를 심었다

 

수국을 잘라 

개체수를 늘이려는 욕심에 정성스레 삽목을 해놓고 나서

기진맥진

침대에 쓰러져 꽃꿈을 꾸려고 바둥거렸다

 

 

 

수국은 참 좋겠다

뚝 뚝 베어 묻어 두면

새 살 돋고

새 잎 나고

새 뿌리 내리고

그러다 기적처럼 예쁜

새 꽃 피우니

 

사람도 수국처럼

그렇게 

새로 태어날 수 있다면......

 

 

 

 

내 꽃이 아니어도 좋다 / 왕은범

 

 

 

꽃은

지금 당장 피지 않아도 좋다

지금 당장 향기 나지 않아도 좋다

내가 심는 꽃이

내 꽃이 아니어도 좋다

언젠가

바람 불고 찬 비 내리는 쓸쓸한 날

누군가의 꽃이 되어

바람 같은 전설을 들려줄

꽃이라면 좋겠다

꽃이어도 좋겠다

 

꽃은 핀다

내 나이 늙어도

내 나이 멈춰도

꽃은 핀다

 

비록 내 꽃이 아니어도,

훗날 이 자리에 앉아

꽃들이 전해주는 전설을 들으며

그 누구도

한 알의 꽃씨를 묻는 꽃사람 되었으면 좋겠다

 

구절초

 

아즉

심어야할 꽃들이 많이 남아서

 

아즉

채워야할 꽃자리가 너무 많이 있어서

 

아즉

심어야할 꽃들이,

헤어야할 별들이,

너무도 많아서

 

 

https://youtu.be/KYlHiACHGi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