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만큼은 외식을 하지말고 집에서 손수 빚어 시식하는게 최고다. 시내 곳곳에 아무리 소문난 식당엘 찾아가봐도 집에서 빚은 만두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소문난 개성만두나 평양만두나 모두 장사속에 재료를 아끼다보니 제 맛이 날리가 없다.
만두집은 거의 다 서울에만 몰려있는 관계로 소문난 만두집은 대부분 시식을 해보았지만, 집에서 빚은 만두와는 현격한 맛의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하는 [전통만두국] 식당만큼은 예외다. 육남매가 모여 개업을 했다고 하는데 서울 장안에서는 삼선교 사거리 간송미술관 가는 길에 위치한 평양만두 전문점인 [하단]과 함께 손꼽을 만한 만두 전문점이다.
숙주, 김치, 두부, 고기등이 적절히 어우러진 만두소와 알맞은 두께의 쫀득한 만두피가 결합이 되어 만두 전문점으로서 내공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시내 대부분 만두국집들이 만두를 미리 삶아 놓거나 쪄놓은 다음 주문을 받으면 육수에 다시 삶아 나오는 관계로 대부분 만두피가 터져 속이 보이기 일수인데 반해, 이 집 만두국은 푹고은 육수에 그때 그때 직접 삶아 나오는 관계로 쫄깃한 만두피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며 그 위에 파와 김가루가 고명으로 얹혀져 나오므로 집에서 시식하는 것처럼 만두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1년내내 항상 똑같은 맛을 유지하는 깍두기
김가루와 파가 양이 많다 싶을 정도로 넉넉하게 담겨져 나오는 떡만두국.
만두국을 싫어하거나 만두 본연의 맛을 보고 싶은 분들이 찾는 부추만두.
국내산 녹두를 고집하므로 녹두 본연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빈대떡.
메뉴에 있는 떡만두국도 다른 식당과는 다르다. 만두 6개로는 양이 적다 싶은 남자분들이 만두 4개와 가래떡이 들어간 떡만두국을 시키곤 하는데 대부분 식당에서는 중국수입산 쌀가루로 빚은 가래떡을 사용하는데 반해 이 식당은 순쌀떡만을 고집한다. 만두국을 싫어하는 분들을 위해 접시만두나 부추만두도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듯이 만두전골이나 녹두전 맛도 각별해 소주 한잔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우리 민족은 설이나 한가위 같은 명절이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크기고 모양도 제각각인 만두를 정성껏 빚으며 도란도란 화목을 도모했다.
여든살 할머니의 주름진 손에서 탄생한 속이 꽉 찬 만두부터 갓 시집온 새색시가 만든 어딘지 모르게 엉성한 만두... 그리고 기계로 찍어내듯 능숙하게 맏며느리가 빚은 만두까지...
우리 민족에게 만두는 그야말로 구수한 사람 냄새가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기억된다. 비단 한국만이 아니다.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에도 교자와 딤섬이라는 이름으로 만두를 별식처럼 즐기며, 멀리 서양 요리의 대표격인 이탈리아에서도 크리스마스가 되면 한국식 만두와 같은 라비올리를 넣어 만든 요리를 즐겨 먹는다.
한편 만두의 유래에 얽힌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그 이야기 봇짐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제갈량이 멀리 남만을 점령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게 되자 종자가 만풍에 따라 사람의 머리 49개를 수신에게 제사 지내야 한다고 진언했다. 이에 제갈량은 살인을 할 수는 없으니 만인의 머리 모양을 밀가루로 빚어 제사지내라고 하여 그대로 했더니 이내 풍랑이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만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조선중기 이전으로 보인다. 본래 우리나라에서 만두는 상용식이 아니고 겨울, 특히 정초에 먹는 절식이며 경사스러운 잔치에는 특히 고기를 많이 넣은 고기만두를 즐겼다. 하지만 근래에는 절식으로서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든든한 보양식으로 만두국을 끓여 먹는다.
만두를 빚는 모양도, 그리고 소로 들어가는 재료도 제각각이지만, 만두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어머니의 다부진 손맛이든 만두 장인의 정교한 손맛이든 만두는 손끝에서 탄생한 음식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일일이 손으로 만들다 보니 그 손맛과 정성에 하나를 먹어도 허기가 채워지며, 이내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져 가슴이 푸근해진다. 五餠二魚(오병이어)의 기적처럼 만인의 입을 채우고 헛헛한 가슴을 따스하게 만드는 만두안에는 우주의 조화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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