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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게 잘 지내니?"

문수봉(李楨汕) 2008. 6. 18. 12:57

"요즘 어떻게 잘 지내니?"


다들 별일 없고, 우리 집도 모두 잘 지내, 그런데 시간 있으면 잠시 볼 수 있을까?’
젊은이들끼리, 혹은 가족구성원들끼리 흔하게 주고받는 짧은 대화이다.
이런 대화를 듣고 싶어서 듣는 것이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그냥 듣게 된다.
이처럼 짧고, 큰 의미를 지니지 않으면서도 친밀함으로 포함한 대화를 ‘스몰토크’라고 부른다.
특히 핸드폰이 일상화되면서 이런 대화들이 유행하게 되면서 나이든 분들은
‘저렇게 쓸데없는 이야기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나’라는 의구심을 가질 법하다.

그런데 인터넷 대화에서만 이런 스몰토크가 유행하는 것은 아니다.
커뮤니티나 블로그 등에서도 시시콜콜한 것들을 갖고 익명의 사람들 사이에 대화를 나누는 일이 흔하다.
이런 대화는 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이루어지는 스몰토크와 다르지만
좌절, 고민, 희망, 문제 등을 다룬 다는 점에서 오히려 친한 사람들끼리의 일상 대화보다 깊이가 더한 경우가 많다.

이런 새로운 경향이 자리를 잡아 나갈 때마다
우리는 그냥 ‘의미 없는 대화’라고 간주해 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뚜렷한 하나의 트렌드가 새롭게 자리를 잡게 되면
그것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한번쯤 새길 필요가 있다.
어쩌면 그런 트렌드가 자신의 삶이나 비즈니스를
한 단계 성장시키는데 기회나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나 현재나 간에 인간은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친밀함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를 두고 고심해 왔다.
과거 같으면 편지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얼마나 자주 접촉하였는가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대면 접촉이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인터넷이나 블로그 그리고 핸드폰으로 접촉 횟수가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친밀함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휴대폰과 통신비의 인하를 들 수 있다.
지난 10년간 휴대전화의 성장과 거의 비례해서 스몰토크가 늘어나고 있다.
가족, 친인척 그리고 동료들 사이에 짧게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는 스몰토크는
인간관계에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중이다.

예를 들어, 예전의 가족들은
물리적으로 같은 공간에서 자고 먹고 입는 행위를 공유하는 혈연들의 모임으로 정의될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 가?
물리적인 공간을 별로 의미가 없어지고 말았다.
공부나 업무 때문에 서로 떨어져 살고 있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그런 새로운 현상 역시 친밀도를 문명의 이기를 이용해서 새롭게 유지하는 방법이 가능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서 ‘팔란티리 20202’이란 전문가들의 모임이 만들어 낸
<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티로 간다>는 최근작에는 흥미로운 대목이 등장한다.
가족이 어떻게 변화해 가고 있는 가를 다룬 대목을 인용해 보기로 하자.

“과거에는 같이 사는 경험에 기반을 둔 공통의 생활경험이 가족의 경험을 제공했다면,
이제는 같이 살거나 그렇지 않거나 상관없이 얼마나 자주 일상적 대화를 이용해서 안부를 뭍고 답하는지 여부가
가족 경험의 핵심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가족이 이제 정체성이나 공통성, 유대성 등과 같은 혈연을 기초로 한 다누이에 머물지 않고,
의사소통에 의해 강화되거나 악화되는 가족 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 양식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가족구성원 간의 끊임없는 안부 확인, 행위 증명, 감정 표출, 요구 확인들의 가족 경험 그 자체가 되고 있다.
짧지만 빈번한 의사소통에 의해 친밀성이 관리되는 관계는 가족 구성원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에 의해
친밀성이 관리되는 친구나 연인 그리고 동료의 관계에서도 확인된다.”

그렇다면 이런 트렌드가 앞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분야에서도 하나의 추세로 등장하게 될 가능성은 없을까?
최근에 미니홈피에서 인기 있는 사람이 되려면 전문성 못지않게
근면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스몰토크’라는 경향은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이나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고 하겠다.
그냥 흘려보내버릴 수도 있지만 이처럼 작지만 의미 있는 트렌드를 정확히 간파하고
이것이 나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는 일도 필요하다.

 

2008년 6월 18일(수요일)

문수봉(이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