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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없는 주막 - 백년설]

문수봉(李楨汕) 2008. 11. 8. 01:35



번지없는 주막
- 백년설



문패도 번지수도 없는 주막에
궂은 비 내리는 이 밤이 애절구려,
능수버들 태질하는 창살에 기대어
어느 날짜 오시겠오 울던 사람아.

석유등 불빛 아래 마주 앉아서
따르는 이별주에 밤비도 처량구려,
새끼손을 걸어놓고 맹세도 했건만
못 믿겠오 못 믿겠오 울던 사람아.

아주까리 그늘 아래 가슴 조이며
속삭이던 그 사연은 불같은 정이었오,
귀밑머리 쓰다듬어 맹세튼 그 시절이
그립구려 그리워요 정녕 그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