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까닭/한용운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홍안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백발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 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 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 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미소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눈물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당신을 기다리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건강만을 사랑하지마는
당신은 나의 죽음도 사랑하는 까닭입니다.
내가 주례를 서게 된다면 주례사 대신 이 시를 들려주고 싶었다.
한용운 시인은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까닭이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다른 사람들은 나의 붉고 고운 얼굴(홍안)만을 사랑하지만
당신은 내가 고울 때만 사랑하는게 아니라 늙어서 머리가 하얗게 되고
시들어갈 때도 사랑할 사람이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내가 당신을 그리워하는 것도 까닭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미소 짓고 즐거워하고 기뻐할 때만 사랑하지만
당신은 내가 눈물 흘리고 고통스러워 하고
슬퍼할 때도 사랑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쁘고 즐거울 때 사랑하기는 쉽다.
그러나 기쁨이 사라지고 눈물과 슬픔의 날을 보내야 할 때도 사
랑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인 것이다.
건강하고 젊고 발랄한 사람을 사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러나 건강이 나빠지고 마침내 죽음이 찾아올 때도
죽음 이후까지도 사랑할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랑이 진짜 사랑이다.*
- 시집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읽어야 할 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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