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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4대강 사업] "선진국선 강 살리려 보(洑) 철거" "낡고 기능 상실해 철거한 것"

문수봉(李楨汕) 2021. 9. 24. 00:19

[심층진단] [4대강 사업] "선진국선 강 살리려 보(洑) 철거" "낡고 기능 상실해 철거한 것"

 

반대론자… "美선 아직 쓸만한데도 환경 위해 없애는 추세"
정부… "美 물 부족 해결 위해 또 다른 댐 건설 추진"

박은호 논설위원

입력 2010.04.22 02:31 | 수정 2010.04.22 05:13

 

 

 

 

4대강 사업의 16개 보(洑·댐) 건설과 관련해 반대 진영은 "선진국은 강을 살리기 위해 보를 철거하는데 우리는 왜 짓나?"라는 공격적 물음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미국·독일 등은 지었던 댐조차 허무는데 "유독 한국 정부만 거꾸로 가고 있다"(진보신당 조승수 의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해외에서 보·댐을 철거하는 것은 (환경 보호보다는) 노후화했거나 본래의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4대강 살리기 대(對) 죽이기' 논쟁의 한복판에 '선진국 보 철거' 문제가 끼어들어 전선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이다. 어느 주장이 맞나.

미국의 대형 댐 철거 이유는?

최근 미국에서 대형 댐 철거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다. 미국 언론이 '사상 최대 규모'로 일컫는 캘리포니아주 클라마스강의 아이언게이트 등 4개 댐과 워싱턴주의 엘와댐 철거 계획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부호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가 소유한 아이언게이트 등 4개 댐은 연어ㆍ무지개송어 같은 어종의 이동 통로 확보와 댐내 독성 조류(藻類)의 번식으로 인한 물고기 폐사 같은 환경 문제가 불거지면서 4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를 들여 2020년까지 철거하기로 작년 9월 댐 소유주와 캘리포니아주 당국, 각종 이해당사자 간 협정이 체결됐다.

워싱턴주를 흐르는 엘와강에 세워진 엘와댐(높이 30m) 역시 "댐내 퇴적물 처리 등 철거에 드는 비용이 1억2500만달러(약 1400억원)에 이르지만 연어의 이동통로 확보를 위해 2013년까지 철거될 것"이라는 내용이 미 내무부 소속 국립공원청 홈페이지에 적혀 있다.

과거의 강정보(위쪽 사진)와 4대강 사업에 따라 새로 강정보를 짓는 공사 현장. 반대 진영은“보를 철거해야 강을 살릴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보를 세워 강물을 더 풍부하게 해야 강이 살아난다”는 논리로 과거보다 더 높은 높이로 강정보를 건설 중이다.

4대강 사업 반대론자인 대전대 허재영 교수는 "1912년부터 미국이 철거한 댐은 기록으로 확인된 것만 650개 이상이며 특히 2007년에만 12개 주에서 54개 댐을 없앴다"며 "강과 어류 등의 환경적 가치를 감안해 아직 쓸 만한 댐도 비용을 들여 철거하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이에 대해 "이는 미국에 있는 8만5000여개 댐(높이 1.5m)과 이보다 규모가 작은 2000만개의 보 가운데 극히 일부 사례"라며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문제가 있는 댐을 철거하는 대신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8만5000여개 댐 중 85%가량은 2020년이면 내구(耐久) 연한이 초과돼 "구조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댐을 철거하는 것이지 환경 문제는 주된 이유가 아니다"라는 주장도 내놨다.

미 당국이 올 1월 철거키로 결정한 샌클레멘테댐(높이 30.7m). 댐 철거엔 여러 목적이 있지만 반대진영은“멸종위기 어류를 구하기 위해”라고, 정부는“댐이 노후화해 위험해서”라고 편리한 쪽만 들었다.

최근 철거 계획이 확정된 캘리포니아주 샌클레멘테댐(높이 30.7m)에 대해서도 양쪽 의견은 완전히 다르다. 4대강 사업 반대론자들은 "(미 당국이) 올 1월 수질 회복과 생태계 건전성 확보를 위해 댐을 철거하기로 결정함으로써 무지개송어(steelhead trout)를 멸종위기에서 구할 수 있게 됐다"는 반면, 정부는 "댐이 노후화해 붕괴할 경우 위험하기 때문에 철거하는 것"이라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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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말이 맞는지는 캘리포니아주와 함께 댐 철거 계획을 공동 수립한 미 해양대기청(NOAA)이 올 1월 11일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알 수 있다. 여기엔 지은 지 89년 된 샌클레멘테 댐을 8500만달러(약 900억원)를 들여 오는 2012년까지 철거하는 이유로 ①댐이 노후화해 심각한 지진·홍수로 붕괴될 위험이 있고 ②퇴적물이 쌓여 댐의 저수 기능을 상실했으며 ③댐에 가로막혀 산란지로 이동하지 못하는 무지개송어를 멸종위기에서 구하기 위해서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요컨대 이 댐을 철거하는 목적은 여럿인데도 찬반 진영은 자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각자 입맛에 맞는 부분만 발췌한 셈이다.

선진국은 보 철거, 우리는 보 증설?

'선진국은 보를 철거하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간다'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정부는 "우리나라도 일부 지천(支川)에서 오래돼 방치된 소규모 보를 제거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환경부가 발간한 '환경백서'에도 2008년 전국적으로 1만7679개이던 저수지(보 포함) 수가 2009년엔 1만7611개로 기록돼, 68개가 감소한 것으로 돼 있다.

여기에다 16개 보를 건설하는 4대강 사업을 외국의 대형 댐 철거 사례와 비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것이 정부 주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은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비해 물을 확보하고 홍수에 대비하는 등 다목적 사업"이라며 "단순히 외국의 댐 철거 사례를 인용해 4대강 사업을 공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정부가 하천 생태계를 회복하려면 보를 철거해야 한다는 반대론자들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4대강 본류에 16개 보를 세우는 방침은 현재 계획 그대로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4대강 본류 공사와는 달리 전국 각지의 지천을 정비할 때는 (보 철거 등을 통해) 하천 생태계를 자연적으로 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지천의 정비 방식을 4대강의 본류와는 다른 접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운하반대교수모임은 "4대강 본류의 강바닥을 파헤치고 대형 보를 세우는 4대강 사업이 결국 생태계 훼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로 편리한 해석만 내놓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