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계절의 문을 여노라면
누군가의 가슴속 그리운 사람이 되어
들꽃향기 피어나는 그리움의 언덕을 만들 수만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일까요?
창가를 스치는 바람처럼
가슴으로 불어오는 바람을 어쩌지 못해
그리워해야만 한다면...
그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라도 좋습니다
문득문득 생각나는 이름이 많으면 많을수록
외롭지 않은 생이 될테니까요!
누군가를 그리워만 하다가
뜬눈으로 지새운 밤이 많아도 좋습니다
행복할 수만 있다면
그리워해야 할 사람이 많은 만큼
만나고픈, 만나야 할 사람도 많기 때문입니다
차 한잔의 향기가 창가를 스치는 바람이
길모퉁이의 우체통이
그대 발걸음을 멈추게 한 적은 없었나요?
하늘이 너무 맑아, 하늘이 너무 흐려
울고 웃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요?
그대 누군가 보고 싶다는 말을 일기장에 썼다가
마련 없이 지워버린 적은 없나요?
한권의 책을 읽다가 가슴찡한 감동이 밀려 온적은 없나요?
살면서 문득문득 가슴 저미게 밀려오는
이 파도를 어찌하면 좋습니까?
주방에 장식된 포도주 병을 바라보며
한잔 술에 흠뻑 취하고픈 날...
겨울 창가에 그리움처럼 비가 내리면
편지 봉투에 마음을 담아
그대에게 띄우고 싶습니다
우체국에 가고 싶은 날은
그리움으로 가슴 타는 날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