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카무니 생애 - 태자의 마음을 붙잡으려 애쓰는 정반왕과 궁녀들의 모습
정반왕은 태자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더욱 화려하게 궁전을 치장하였다. 그리고는 뚱뚱하지도 갸날프지도 키가 크지도 작지도 않으며, 희지도 검지도 아니하고 재능이 뛰어난 오백명의 기녀들을 선발하여 모두를 흰구슬과 보배영락으로 그 몸을 단장하여 백사람을 한번씩 교대하며 그 궁전앞에서 자며 모시게 하였다.
 |
|
궁녀들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 | |
하지만 이미 미래부처님으로 예정된 태자였기에 정거천자가 내려와 궁중안의 기녀들을 모두 모양을 변장시켜 못쓰게 만들었다.
어떤자는 옷이 떨어져서 몸뚱이가 추하게 드러나게 하고, 어떤자는 머리카락이 헝클어지고 꽃관이 찢어져 있게 하고, 어떤자는 얼굴 모습이 바짝 마르고 영락과 패물이 부수어져 있게 하고, 어떤자는 입이 비뚤어져 있게 하고, 어떤자는 눈이 한쪽으로 찌그러져 있게 하고, 어떤자는 입을 딱 벌리고 숨이 끊어질 것같이 하게 하고, 어떤자는 눈물과 침을 질질 흘리게 하고, 어떤자는 기침을 계속하게 하고, 어떤자는 손을 휘두르며 발을 내던지듯이 하게 하고, 어떤자는 얼굴 빛이 새파랗고 괴이한 형상으로 사람이 무섭게 하고 있게 하였다.
또한 피부가 찢어져서 피고름으로 더렵히게 하는가 하면, 슬피울게도 하고, 크게 웃고, 이를 갈고, 알랑거리고, 벽을 기대어 서게도 하였다. 어떤자는 잠을 자면서 퉁소를 물고 깨무는지라 소리가 나고, 어떤자는 여러 악기를 가져다 어지럽게 멋대로 내던지고, 어떤자는 반듯이하여 자고, 어떤자는 얼굴을 땅에 파묻고, 어떤자는 입을 딱 벌리고, 어떤자는 눈을 딱 감고 있고, 어떤자는 오줌, 똥을 잘못 싸서 더러운 냄새가 나고, 어떤자는 머리를 덮어 쓰고 있으며, 어떤자는 목을 내놓고 거꾸로 되어 흩어져서 제 마음대로 누워 있게도 하였나니, 전날에 지녔던 단정하고 아름다운 얼굴들이 하늘들의 신통력으로 모두 온데간데를 모르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여러가지 형상들을 본 보살은 이 세간은 거짓이어서 사랑할 만한 일이 못되고 마치 그림병에 여러가지 더러운 오물과 독을 담아 놓은 것과 같으니, 이곳은 뛰어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스스로 헤쳐 나올 수 없음은 마치 늙은 코끼리가 저 깊은 진흙에 빠진 것과 같다. 이곳이 아주 괴로움은 마치 푸주간에서 모든 목숨을 끊는 것과 같으며, 이곳이 깨끗하지 못함은 마치 떼 돼지들이 변소안에 있는 것과 같으며, 이곳은 맛이 없는데 망녕되이 맛이 있다는 생각을 냄은 마치 굶주린 개가 살없는 뼈를 씹는것과 같다.
이곳이 자신을 불사름은 마치 부나방이 밝은 촛불에 날아드는 것과 같으며, 이곳이 고생됨은 마치 물속 동물이 마른 땅에서 볕을 쪼이는 것과 같으며, 이곳이 무서움은 마치 사형수가 시내에 나아가는 것과 같으며, 이곳이 가라앉음은 마치 바다를 건너는 배가 파괴되는 것과 같으며, 이곳이 위험함은 마치 장님이 깊은 골짜기에 떨어지는 것과 같으며, 이곳이 이익이 없음은 마치 노름에 재물이 온통 없어져 버리는 것과 같으며, 이곳이 윤기가 없음은 마치 큰 가뭄에 풀과 나무가 말라 타는 것과 같으며, 이곳이 상처를 냄은 마치 날카로운 칼에 꿀이 발라졌는데 어리석은 사람이 지혜가 없어서 핥으면서 맛을 찾는 것과 같으며, 이곳이 닳아 없어짐은 마치 그믐달이 점차로 이지러지는 것과 같고 이곳이 모든 선한 법을 없애어 남음이 없게 함은 마치 겁불에 온갖 것을 태워버리는 것과 같다.
보살은 이렇게 느끼고는 자기몸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돌며 살펴보았다. 똥과 찌꺼기가 언제나 가득차고 피와 고름이 늘 흘러 쏟아지며 생사와 근심 고통 침범해 들고 늙음과 병듦과 기갈이 괴롭힌다. 지혜로운 이는 이런 고통을 모두가 원수와 같은 줄 살펴 허망한 몸뚱이 버려야 할 터인데 어찌하여 집착을 내는 걸까.
보살은 범부들이 망령되이 현혹하여 미혹의 바퀴를 끝없이 굴리고 있는 것에 한없는 연민과 자비심을 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