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문출유
부처님 전기 - 네군데의 성문으로 나가시어 생로병사를 보다
어느 날 정반왕은 보살이 깊은 궁전에만 있으면서 사유의 폭만 늘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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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보살도 성밖의 동산으로 나가기 위해 마부에게 법다이 장엄한 수레를 채비할 것을 말하였다. 보살은 여러 관속들의 호위로 성의 동쪽문으로 나갔다. 때에 정거천자가 늙은이로 변하여 머리카락은 희고 몸은 파리하며 피부색은 바짝 마른데다 지팡이를 붙잡고 꼬부라져서 헐떡거리며 머리까지 숙이고 살가죽과 뼈는 달라붙어 근육조차 없으며 어금니는 빠지고 눈물과 침을 질질 흘리면서 혹은 서기도 하고 가기도 하다가 잠깐 엎드리기도 하고 잠깐 쓰러지기도 하였다.
이 모습을 본 보살은 마부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어찌하여 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느냐?”
마부는 정거천의 신통력에 눌려 정직하게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람은 늙은이 입니다. 전에는 젊었으나 점점 쇠약해지고 원기를 잃어 몸은 가누기가 어렵고 모습은 추해져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노인의 여생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람은 이 사람과 같이 늙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태자는 말하였다.
“그렇다면 나도 저와 같이 늙을 것인가?”
“무릇 태어난 모든 사람은 귀하고 천한 것을 가리지 않고 누구나 늙는 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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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을 면할 수가 없습니다”
태자는 생각하였다.
“내가 왕궁의 부귀를 한 몸에 지니고 있다 하지만 장차는 저같이 늙을 것이니, 이 새상의 무엇을 참으로 귀하다 하겠는가. 한번 태어난 사람에게 늙음과 쇠약함이 따른다는 것은 재앙이로구나.”
이와 같이 생각하니 태자의 마음은 우울하고 슬퍼졌다.
태자는 곧 수레를 돌려 성으로 돌아와서는 또 근심하고 깊은 생각속에 빠졌다.
이 일을 안 정반왕은 태자가 탄생하였을 때 아시타선인이 한 말이 떠올라 왕은 태자가 한층 더 쾌락하고 호화로운 생활을 하도록 강화하였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태자가 동산에 나아가려 하자 왕은 바깥 벼슬아치들에게 칙명하여 엄히 도로를 다스리고 모든 부정한 것을 치우게 하였다. 보살은 수레를 타고 남쪽성문으로 나아가다가 또 길의 중간에서 병든 사람을 만났다.
이것도 정거천자가 변장한 것이었다. 물이 든 배에 몸은 파리한데 길곁에 누워서 숨은 입을 벌려서 쉬며 목숨은 곧 끊어지려 하였으므로 보살은 알면서도 짐짓 마부에게 물었다. 마부는 “이 사람은 병든자이며, 이미 죽을 경지에 이르러서 목숨은 얼마 남지 않았으며, 뼈마디가 쪼개지려 하고 남아 있는 목숨은 머리카락과 같나이다.”
보살은 <만물은 무상하여 존재하면 모두 괴로운 것이다. 나면 다 이것이 있으니 어찌 면할 수 있으리요. 내 몸도 오래지 않아서 역시 그러하리라. 또한 애통한 일이 아니냐. 몸이 있으면 고통이 있고 몸이 없으면 즐거우리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서둘러 성으로 돌아가자고 하였다.
또 다른날에 보살은 성의 서쪽문으로 나갔다. 때에 정거천자는 변하여 죽은 사람이 되었는데, 상여 위에 눕히고 향과 꽃을 널리 뿌리며 식구들이 울부짖으면서 따라가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본 보살은 “대저 죽음이란 애통한 것이며, 정신도 번거롭도다. 나면 당연히 이 늙음과 병듦과 죽음의 고통이 있어서 한곳으로 집중하여 들이닥치며 거기에 나아가지 않을 수 없으니 참 괴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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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는 곧 수레를 돌려 돌아가서 시방의 중생을 건질 것을 생각하였다.
다시 다른날에 왕에게 유람나갈 것을 알리고는 보살은 성의 북쪽문으로 나갔다. 때에 정거천자는 출가사문으로 변장하여 가사를 입고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아 없앴으며, 손에 석장을 집고 엄숙하게 있었다. 또한 그 사문은 조용하고 편안하며 맑은 행을 깨끗이 닦아 모든 감관이 고요히 안정되었고, 위의와 예절이 도의 법에 어긋남도 없이 의복은 가지런하였으며 손에는 법기를 갖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본 보살은 <거룩하도다. 오직 이것만이 상쾌하구나. 이것은 내가 좋아 할 바로다. 마음과 뜻이 고요하여 저절로 가엾이 여겨져서 남을 건지며, 선한 일은 상쾌하고 이익되어 단 이슬의 열매를 이룩하는구나.>
태자의 마음은 기쁨으로 가득차 고뇌하던 우울한 구름은 완전히 걷히고 온화하고 다정하며 밝은 빛으로 빛났으며 출가에 대한 결의는 한층 더 굳어져갔다.
성으로 돌아온 태자는 마음이 유쾌하였다.
한편, 정반왕은 마부 찬다를 불러 밖에서 있었던 일을 물어보았다. 이에 마부 차익은 태자가 경험하고 말하였던 것을 소상히 말하였다.
이에 정반왕은 예전에 관상보는 이가 <집을 떠나지 아니하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리라>고 한말을 상기하고 태자로 하여금 온갖 방편을 베풀어서 집떠남을 막아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정반왕은 곧 담장과 벽을 높이고 또한 일곱겹의 참호를 짓고 성에는 철문을 두되 문의 위와 아래에는 방울을 두루 달아 두어서 만약 문을 열 때에는 방울소리가 40리밖까지 들리게 해놓고, 용맹스런 신하들에게 조칙하여 모든 대궐안의 곳곳을 방위하게 하고 계속하여 네가지 병사인 상병, 마병, 거병, 보병을 파견하여 성의 네문에 배치하고 순찰하게 하였다.
그리고 정반왕은 동쪽성문을 지키었고, 세명의 동생들도 각기 곡반왕은 남쪽성문을, 백반왕은 서쪽성문을, 감로반왕은 북쪽성문을 지켰으며, 그에 따른 신하들도 밤내 마음을 오로지 하여 성문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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