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생애 - 빔비사라왕 교화
출가수행자가 된 보살은 일찍이 소문에 들은 <발가바>선인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이 선인이 있는 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수행을 하고 있었는데, 모두들 남이 흉내낼 수 없는 혹독한 고행을 하고 있었다. 혹독한 고행을 하는 사람일수록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것은 영혼과 육신으로 이루어진 인간에게 있어서 그 해탈을 방해하는 것은 바로 육신때문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육신을 괴롭힘으로써 육신의 결박에서 영혼이 해방될 인간은 해탈할 수 있다고 고행자들은 생각하였다. 그들의 인내력에 보살은 감동하였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지고 평온하지 못한 것을 보니, 무엇 때문에 고행을 하는지 의심스러웠다.
보살을 그들에게 물었다.
“무엇 때문에 이 같은 고행을 합니까?”
발가바 선인은 “하늘에 태어나기 위해서”라고 답하였다.
또 다른사람은 “지금의 고통을 참아내는 것으로 인하여 후세에 안락한 생활을 얻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다.
보살은 이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의 고행을 존경은 합니다. 그러나 대가를 바라고 하는 고행은 괴로움을 영원히 떠나는 길이 못됩니다. 즐거움을 얻었다 해도 그것이 다하면 괴로움이 옵니다. 하물며 얻고자 하는 것이 얻어지지 않는 인간의 세계에서 구하는 것 자체는 근본적인 괴로움인 것입니다. 구하는 한 아무리 고행을 한다 해도 괴로움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발가바 선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였다.
그리고나서 그들에게 카필라성의 거리를 물었더니, 12요자나라고 하였다. 태자는 혹여 성읍이 멀지 않으므로 석가종족을 만나게 되면 방해가 될 것같아 즉시 그곳을 떠나 강가를 지나 라자그리하성으로 갔다. 그곳에서 나무의 잎을 뜯어다가 바루를 만들어서 성으로 바루를 가지고 들어갔다.
바루를 손에 들고 탁발하는 보살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이 성에 출입하는 많은 수행자를 보아 왔으나 이같이 엄숙하고 위엄이 있고 거룩한 그러면서도 겸손하고 온화한 사람은 일찍이 본 적이 없었다.
보살이 오른편의 문으로 들어가서 왼편의 문으로 나오는데 백성들은 <천인이다> 아니면 <제석천이거나 범왕이거나, 천신이거나, 용왕이다>라고 수군거렸다.
그 때 빔비사라왕이 높은 다락 위에 있다가 멀리서 일찍이 본적이 없었던 태자를 보니 그의 몸 형상은 단정 엄숙하고 위의가 고요하며 몸에는 법복을 걸치고 손에는 바루를 가지고서 문을 돌며 걸식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절로 찬탄하여 경외하고 있었다.
그 때 보살은 걸식한 바루를 가지고 성을 나가서 한 산중으로 가서는 바루를 땅에 두고 단정히 앉아서 선정에 들어 <빔비사라왕이 반드시 달리하는 뜻이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였다. 이심전심일까 빔비사라왕은 즉시 사신을 파견하여 그를 찾아보도록 하였다. 국왕이 보살이 있는 장소를 알고 몸소 나아가 만나게 되니 마음은 저절로 기쁨에 차며 우러러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당신의 몸 모습은 아주 단정엄숙한데 비구로서는 걸맞지 않습니다. 저에게는 궁전과 누각과 아름다운 여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 부귀를 그대에게 드리겠으니 비구가 되지 마십시오> 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그의 족성을 물었다.
이에 보살은 설산근처의 카필라성의 왕자라고 대답하였다. 그리고는 왕에게 <당신께서 제시하신 부귀한 것들에 대해서, 나는 이런 물건 보기를 마치 원수 집같이 여기고 또한 독사와 같이 여깁니다. 이런것들은 온갖 걱정, 두려움의 근본이 됩니다> 고 하였다.
그리고 <변천하는 모든 법은 무상하여 모두가 허깨비요, 진실이 아니며, 영화로움은 적고 괴로움이 많으며, 몸은 자기 소유가 아니요, 세간은 허무하여 오래 살아있기 어려우며 물건이 나면 죽음이 있고, 일이 이루어지면 실패가 있으며, 편안하면 위태로움이 있고, 얻으면 곧 없어짐이 있나니, 만물이 어수선하고 야단스러워서 모두가 당연히 [공]으로 돌아가야 함인 줄 보고 있습니다>고 하였다.
그리고 대왕이여, <세간에 있는 값진 보배와 가장 으뜸가는 재물이며 나라, 성, 아내, 아들, 코끼리와 말이며 종으로써 온갖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시키고 어지럽힐 수 있다손 치더라도 나의 마음은 움직일 수 없을 것입니다. 열반과 해탈만이 궁극적이고 참된 것입니다> 라고 태자는 국왕에게 위엄있게 말하였다.
빔비사라왕은 태자의 말을 듣고 뜻이 풀리어 기뻐하며 그에게 지금 무엇을 구하냐고 물었다. 이에 보살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한다고 대답하였다. 국왕은 만약 보리를 이룩하시면 반드시 찾아오셔서 제도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태자는 잠자코 떠났으나 침묵으로 허락한 것이었다.
그 후 빔비사라왕은 기뻐하면서 본래 처소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