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의 생애] 등병이 나신 부처님
부처님은 베살리성 암라팔리동산에서 머무실 만큼 마음대로 머무시고 나서, 어느 날 제자들에게 모두 위의를 갖추게 하시고는 마가다국의 죽림정사로 가자고 제안하셨다.
아난은 곧 옷과 발우를 챙겨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을 모시고 따랐다.
죽림정사에 이르렀을 때 비사타야라는 바라문을 만나 그에게 미묘한 법을 설해 마치시고 아난에게 모든 비구들에게 강당에 모이라고 명령하셨다.
곧 흩어져 있는 제자들이 모이자, 부처님께서는 “지금 이 나라에 흉년이 들어 곡식이 귀해져서 걸식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그대들은 각각 무리를 나누어 아는곳을 따라 베살리나 월지국으로 가 그곳에서 안거하도록 하라, 나는 아난과 함께 여기에서 안거하리라. 그렇게 해야 궁색함을 면할 수가 있다.” 하셨다.
곧 모든 제자비구들은 분부를 받아 떠나고 부처님과 아난만이 남게 되었다.
그 뒤 여름 안거 동안에 부처님은 병이 들어 온몸이 몹시 아프셨다. 심한 통증으로 당장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제자들이 모두 흩어져 없는데 열반에 든다면 그것은 옳지 못하다고 여기시고 마치 낡은 수레를 방편으로 수리하면 좀 더 갈 수 있는 것처럼, 정근하고 스스로 노력하여 방편의 힘으로써 잠시 목숨을 이어야 겠다고 생각하시고는, 정진에 의해 고통을 가라앉게 하셨다.
부처님은 병세가 차도가 있는 듯하자 고요한 정사에서 나와 그늘진 곳에 앉아 있으니, 시자인 아난은 이를 보고는 부처님께서 이렇게 무사하시니 안심이 되기도 하고 또 고맙기도 하였다. 그리고는 나아가 부처님 발에 지극히 예를 올리고 한쪽편에 서 있다가, 다시 조금 뒤에 두손으로 부처님의 발을 어루만지면서 발등에 입을 맞추고 이렇게 아뢰었다.
“천하에 귀한 분의 몸이 너무나 느슨해 지셨습니다. 부처님의 몸이 이전과 많이 다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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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아난이 그 말을 듣고 슬피 흐느껴 울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리고는 “아, 아! 늙음이 이르러 이 지경이 되었구나”라고 탄식하였다.
아난은 전신에서 맥이 빠지고 눈앞이 캄캄해지며 어찌할 바를 모르다가 겨우 정신을 차려 가만이 생각하니 ‘부처님께서 교단에 아무 말씀이 없이 입멸하실리는 없다.’ 이렇게 믿고 있으니까 위로가 되었다.
그 때 아난의 마음을 읽은 부처님은 아난에게 교단이 내게 기대하는 것이 있느냐. 나는 설해야 할 법을 힘을 아끼지 않고 안팎으로 모두 설하여 왔다. 만약 내가 교단을 통솔한다든가 교단이 내게 의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교단에 대해 이미 지시를 내렸을 것이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러니 아난아, 스스로 맹렬히 정진하되 법에 맹렬히 정진해야지 다른 것에 맹렬히 정진하지 말며, 스스로 법에 귀의해야지 다른 것에 귀의하지 말라. 내가 죽은 뒤에 능히 이 법대로 수행하는 자가 있으면 그는 곧 나의 참 제자요, 또 제일가는 수행자일 것이다.”고 하셨다.
그 뒤 부처님께서는 아난시자와 때가 되어서 사위성에 걸식하러 가시다가 파사닉왕의 집에 이르게 되었는데, 문 앞에는 낡아 부서진 수레가 버려진 채 있었다. 이를 보시고 예전에는 이 수레들도 보배 깃털과 금, 은으로 만들어져 아름답고 정미로왔는데 지금은 다 부서져 쓸 수가 없게 된 것처럼 이 바같 물건인 몸도 낡고 부서지는 것이란다. 지금 내 몸도 쇠하고 늙었으니 쇠모하는 과보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지도 않고 병들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영원히 고요한 열반을 구해야 하고 모두 헤어짐에 있어서 무상한 것이고 변하는 것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고 이르셨다.
그리고는 옷과 발우를 들고 함께 차바라탑으로 가자고 하셨다. 어떤 나무 밑으로 가시고는 등이 아프니 자리를 깔아 좀 쉬어야 겠다고 하셨다.
아난은 곁에서 작은 자리를 깔고 앉았는데, 사여의족을 닦을 것을 아난에게 당부하셨다. 사여의족을 닦아 행하는 자들은 모두 원하기만 하면 수명을 1겁 넘게 살 수 있다고 하시면서, 부처님도 또한 1겁이 넘도록 살 수 있으며 세상을 위하여 어둠을 없애고 이롭게 하는 일이 많아 하늘과 사람들이 안락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세번을 거듭 말씀을 하셨다.
그런데 아난은 묵묵히 있을 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것은 악마에게 정신이 붙들려 아득하여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마라가 떠난지 오래지 않아 부처님께서는 곧 차바라탑에서 고요한 마음으로 삼매에 들어 목숨을 유지해주던 온갖 인연이 되는 요소들을 버리셨다.
바로 그 때 땅이 크게 진동하였다. 온 나라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 털이 곤두서지 않은 이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큰 광명을 놓으시자 두루 비치어 끝이 없었고, 어두운 지옥까지도 모두 그 광명을 받아 서로 볼 수 있었다.
그 때 시자 아난은 놀라서 털이 거꾸로 섰다. 그는 황급히 부처님께 가서 왜 지진이 일어났는지 그 까닭을 물었다. 이 물음에 대답하여 부처님은 자연현상으로 천재지변이 있을 때와 여래의 생애에서 중대한 시기가 있을 때마다 지진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즉, “처음보살이 도솔천에서 내려와 모태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이고, 위 없는 정각을 이룰 때이고 처음으로 법륜을 굴리셨을 때, 부처님의 교화가 장차 끝나려 할 때, 생각을 한결같이 해서 생명을 버리고자 하면 곧 온 땅이 진동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열반에 들 때 언제나 커다란 지진이 일어난다.”
이 때가 아난이 부처님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었던 기회였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나중에 부처님께 질책 당하게 된다.
<<출처: 동국역경원, 한글대장경:유행경,사의단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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