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종제 참석과 명상 |
부처님 일대기 - 싯달타, 잠부나무아래에서의 명상
어느 해의 봄이었다. 왕은 많은 신하들과 함께 파종제를 거행하기 위해 태자를 데리고 성 밖의 밭으로 나갔다. 대자연의 상쾌한 풍경을 접한 태자는 그 마음 또한 상쾌하였다. 하지만 밭에서 농부들이 땀 흘리며 쟁기질 하는 것을 본 태자는 마음이 우울하여졌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힘겹게 일하는 그들이 가엾고 불쌍하였다. 태자는 농부들이 쟁기질 하는 모습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는데 땅이 뒤집히면서 벌레가 흙을 따라 나오고 있었다.
그 때 황소에게 목으로 흙덩이를 후비적거리게 해서 벌레가 아래로 뚝뚝 떨어지게 해두자 까마귀가 따르면서 쪼아먹는 것이었다. 이어서 또 개구리가 벌레를 잡아먹고 뱀이 구멍으로부터 나와 개구리를 잡아먹고 공작이 날아 내려와서 그 뱀을 쪼아먹고, 매가 있다가 내려와서 공작을 쳐서 잡고 독수리가 다시 내려와서 움켜쥐며 잡아먹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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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은 힘이 약한 것들이 차례대로 강한 것 들로부터 잡아먹히게 됨을 목격하고는 매우 가엾고도 참담함을 느꼈다.
그리고 농부가 땀을 흘리며 농사 짓는 것을 보고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농부는 <곡식을 심어서 국왕에게 세금을 바치기 위해서> 라고 대답하였다.
이에 보살은 탄식하며
<한 사람으로 인하여 백성들이 관청의 채찍과 벌을 받게 될 재앙을 두려워하여 마음이 불안하고 몹시 힘겨워하는구나. 사람의 목숨은 매우 짧은데 근심은 한량없이 길기도 하다. 해와 달은 흘러가고 인간은 날숨을 돌이키지 못하면 다음세상에 나아가게 되는데, 천상과 인간계는 끊임없이 탐진치에 가려 있는 괴로움과 다섯길의 생사윤회는 끝이 없구나. 산에 들어가 도를 이루어서 시방과 삼계에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모든 재난과 근심을 제도하리라> 라고 정하였다.
보살은 이러한 생각에 잠기어 홀로이 천천히 걷고 있었다. 마침 그늘이 좋고 잎이 무성한 잠부나무를 만나게 되어, 그 나무그늘 아래에서 가부좌하고 선정에 들었다. 곧 보살은 욕계의 모든 각과 관을 떠나 악을 여의어 기쁨과 즐거운 느낌을 내면서 초선에 머무르고, 안으로 한마음을 깨끗이 하여 각과 관을 없애며 욕계의 악을 여의어 기쁨과 즐거움을 내면서 2선에 머물렀다. 그리고 기쁜 느낌을 떠나 성인이 기뻐하는 자리에서 여러가지 생각들을 버리며 몸으로 즐거운 느낌을 증득하면서 3선에 머무르고, 괴롭고 즐거움을 끊어 없애면서 근심스럽거나 기뻐하는 느낌을 없애고 괴로워하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아니하여 생각이 깨끗해지면서 4선에 머물렀다.
그 때 외도인 오백명의 신선들이 허공을 날아 그 우거진 숲을 넘어가려 하는데 태자의 위덕력으로 지나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는 보살을 보고 시로써 찬탄하고 공중으로 올라 떠나갔다.
파종제를 마치고 왕과 그 일행이 태자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놀라 사방으로 흩어져 태자를 찾았다. 이윽고 사람들은 태자가 잠부나무 아래에 가부좌하고 명상에 잠겨 있는 거룩한 모습을 보았다. 그 때는 한낮이라 강렬한 햇빛이 쏟아지는데 모든 나무들이 저마다 줄기를 굽혀서 잠부나무 쪽으로 굽어 그늘지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었다. 왕과 신하들은 이러한 상서로움을 보고 저마다 찬탄하며 고개를 숙였다.
때에 정반왕은 나아가서 선정으로부터 일어난 태자의 손을 붙잡고 묻기를 <너는 지금 무엇 때문에 여기에 앉아 있느냐> 라고 하였다.
그러자 태자는 <여러 중생들을 자세히 살피보니 서로가 잡아 먹나이다. 매우 불쌍하기 짝이 없사옵니다.> 하므로 왕은 이 말을 듣고 그가 집떠날 것이 염려되어 급히 혼인을 시켜서 그를 붙잡아 두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나서 왕은 곧 태자를 다시 부르면서 <함께 성으로 돌아가자>라고 하니, <여기에 머물러 있게 하소서> 라며 애원하였다.
태자의 애원섞인 말을 들은 왕은 <저 아시타가 옛날에 말하더니 태자가 이제 그 말과 같아지나보다> 하고는 곧 눈물을 흘리면서 거듭 태자를 부르며 <성으로 돌아가자>고 말하였다.
태자는 아버지의 처참한 모습에 그만 일어나 성으로 돌아갈 것을 말하고는 곧 정반왕과 신하들과 함께 카필라성을 향해가는데 시다림(尸陀林)을 지나면서 숲속에서 몸뚱이가 문드러져 고약한 냄새가 나고 벌거벗겨진 시신을 보았다.
성으로 돌아온 왕은 언제 떠날지 모를 태자가 걱정이었고 근심은 점차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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