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빌라가섭, 나디가섭, 가야가섭 3형제의 귀의 |
부처님의 교화여정은 계속이었다. 본래 법익히기를 원한 것도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여 그들을 제도하려 함이었었지 않은가, 욕계의 마라왕도 항복시켜 제도하였는데 가까운 곳의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게을리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하여 언제나 어느곳으로 가서 어떤 백성들을 가르쳐야 하나를 깊숙이 생각하셨다.
사나원에서 제도를 마치고, 부처님은 마가다국으로 가서 인연따라 그곳에서 사는 백성들을 이롭히고 즐겁게 하고자 하였다.
그 때 마가다국 니련선하 강가에 관상을 잘 보고 불을 숭배하는 120살된 우루빌라가섭과 그의 제자 500인이 있었다. 우루빌라 가섭은 배우기를 좋아하여 두루 지식이 많아 제자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었다. 어느날 우루빌라 가섭은 <나의 이름은 날로 높아서 나라안의 사람들이 마음을 두고 나를 우러르거늘 만일 신통력이 약해지면 무너질 수 있다. 그러니 좋은 계책을 세워서 온 나라가 크게 나를 공경하게 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용을 구해 술법으로서 다스려서 정실을 짓고 그 안에서 용을 기르고 있었다.
사나원에서 이러한 소문을 듣고 그의 집으로 떠났는데 저녁때가 다 되어서 거의 도착할 즈음, 문득 금빛을 나무와 흙과 돌들에게 나투시었다. 우루빌라 가섭의 제자가 병을 가지고 물을 뜨다가 이상한 변화를 보아 마음에 움직임이 일어나서 뒤를 돌아보니 멀리서 누군가가 오고 있었는데, 마치 빛과 함께 걸어오고 있는 것 같았다. 때마침 이 모습을 같이 본 우루빌라 가섭도 기괴하게 여겨 한참을 바라보다 그가 <부처님>이라는 것을 알고는 매우 기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움직이고 일어남이 늘 편안하셨습니까.”라고 하자,
부처님은 가섭을 위하여 시로써 대답하셨다.
계율을 지니면 늙도록 편안하고
믿음이 바르면 있는 데가 선하며
지혜는 몸을 가장 편안하게 하나니
여러 악이 편안함을 범하지 못하니라
부처님은 게송을 마치시고 날이 저물었으니 하룻밤 묵기를 가섭에게 청하셨다. 그러자 우루빌라 가섭은 <나의 여러 방에는 제자들이 안에 있고 오직 하나의 고요한 곳만이 사문께서 묵으실만은 합니다만 거기엔 사나운 독룡이 있으므로 다치게 될 것 같아 허락할 수 없습니다>고 하였다.
이렇게 말하자 부처님은 <삼계의 욕심의 불을 이미 나는 꺼버렸으므로 용이 해칠 수 없다고 하면서 괜챦다>고 하였다.
이 대답에 믿음이 생긴 우루빌라 가섭은 뜻대로 하시라고 허락하였다.
그렇지만 둘레에 있었던 가섭의 제자들은 거룩하신 분이 분명히 용에게 해를 입게 될 것이므로 안타까워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정실로 곧 들어가서 앉으시고는 곧 삼매에 드셨는데, 잠깐사이에 용이 굴에서 나오면서 독을 뿜으며 부처님을 에워쌌다. 이에 부처님은 독을 변화시켜 모두 꽃이 되게 하였다. 용은 그 독이 꽃이 되어 부처님을 에워싸는 것을 보고 더욱 성을 내어 불을 뿜어 대항하였으나, 그 불과 독 기운이 다시 자기에게로 돌아와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답답하여 거의 죽기 직전, 머리를 들어 그 상호를 보니 거룩한 부처님인 줄 알아차렸다. 그리고나서 갑자기 시원한 바람이 자신에게 몰려와서 겨우 정신을 차려 부처님께 나아가자, 곧 불이 꺼지고 독이 없어지는지라 목숨바쳐 귀의할 것을 맹세하고 바루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튿날 부처님은 바루를 들고 정실을 나오셨다. 가섭과 그의 제자들은 독룡이 내뿜은 불이 부처님을 해쳤다고 생각했는데, 걸어나오시는 부처님을 뵈자 크게 기뻐하면서 비로서 안심하였다. 그리고 부처님은 바루속에 항복받은 독룡을 내어 보이자 우루빌바아 가섭은 속으로는 놀라고 신령하다고 느꼈으나 그래도 나의 신통력만은 못할것이다고 생각하였다.
이와 같은 일이 있고난 후, 우루빌라 가섭은 부처님을 더 머무르게 해서 그를 시험해 보고자 했다. 다음날 자연스럽게 밥먹을 때가 되어 부처님께 탁발하기를 청하자, 우루빌라 가섭보고 먼저 떠나라고 하시며 나는 뒤따라 가겠다고 말하였다.
부처님은 팔을 폈다 구부릴 만큼의 시간동안에 먼저 수천억리를 가서 그의 염팹이라는 나무열매를 따서 바루에 가득히 채워서 돌아와 가섭이 도착하기 전에 그 상에 앉았다. 가섭은 그 놀라운 광경에 감동하였으나 겉으론 내색하지 않고, 다음날 또 공양때가 되어 부처님께 탁발하기를 청하자, 부처님은 가섭보다 나중에 서쪽으로 가서 아마륵이라는 열매를 따서 바루에 담아 먼저 도착하여 공양준비를 끝내는 놀라움을 보여주셨다. 그 다음날은 북쪽으로 가서 맵쌀을 먼저 구해와 함께 공양을 하자고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공양을 마치고 부처님은 우루빌라가섭이 사는 근처의 나무숲으로 가서 편안히 계시는데, 바로 그 밤에 사대천왕이 내려와서 법을 청하여 그에게 설법하고 계실 때 가섭은 밤에 나가서 별의 모양을 살피다가 부처님의 앞에 네개의 큰 불더미가 있음을 보고와서는 제자들에게 <저 사문은 불을 섬기는 자>라고 말하였다.
새벽이 되어서 가섭은 부처님께 <불을 섬기지 않습니까>하고 물었다. 그것은 불이 아니라 사천왕의 몸빛이었다고 부처님께서 대답하자, 가섭은 의아해하면서 놀라 당황하였다.
그 다음날도 부처님께서는 똑같이 거닐다가 나무아래에서 선정에 잠겼는데 제석천주가 한밤중에 와서 법을 청해 듣고 궁전으로 사라졌는데, 가섭이 또 부처님앞에 한무더기의 불이 있음을 보고 의심을 품었다. 부처님은 다시 가섭에게 나는 불을 섬기는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제석천주의 몸빛이었다고 말하니 몸둘 바를 몰라했다.
이렇듯 밤마다 부처님은 천신들을 제도하여 그들을 깨우쳐 인도함에 따라 그들의 몸빛은 큰 불무더기와 같이 보여 가섭의 의심을 샀으나 여전히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가섭은 이 사람은 틀림없이 아라한의 과위를 증득한 사문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러고 싶지 않은게 있었다.
어느날 가섭의 제자 500명이 각기 3가지 불을 섬기고 있었으니 화로만도 일천오백개나 되었다. 이럴 때에도 부처님은 그 나무아래에 계시었다.
불을 숭배하는 가섭 제자들이 불을 붙이려는데 끝끝내 붙여지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제자들은 가섭에게 이사실을 알리고 <아무래도 저 사문이 이 근방에 머물러서 그의 위력으로 아마 불이 붙지 않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는 부처님께 나아가 이와 같은 일을 물었더니 <그대들은 돌아가시오, 불은 저절로 탈 것이오>라고 하시었다. 가섭과 그 제자들이 돌아가려 하는데 벌써 불은 이미 타고 있었으므로 그들은 감탄하여 <이 큰 사문이 지닌 힘이 이러하구나, 역시 아라한의 지위를 얻었구나>라고 하였다.
이윽고 불을 사용하여 제사를 지내고서 그 불을 끄려 하는데도 불이 마음대로 꺼지지 않는 것을 그것도 부처님의 신력으로서 끄게 하셨고, 또 가섭의 제자들이 새벽에 장작을 패기 위해 도끼를 쳐들어도 올라가지 않아, 가섭은 다시 부처님께 나아가 이런 일을 물었더니 <당신은 돌아가십시오. 도끼는 저절로 들어올려질 것입니다>라고 하므로 가섭은 곧 돌아왔다. 돌아와서 보니 정말 제자들의 도끼가 모두 들어 올려지는 것이었다.
또 어느날 부처님께서 나무 아래에 계시다가 버려진 더러운 옷을 보시고 세탁하려고 생각하시자, 하늘 제석이 곧 그 뜻을 알아 <파나산> 위에 가서 네모진 돌 하나와 여섯귀퉁이가 모가 난 돌 하나를 가져다 주었으므로 빨아서 햇볕에 널어놓았는데, 가섭이 노닐다가 못가에 두개의 돌이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괴이히 여기며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은 그 상황을 가섭에게 설명하자 <고오타마의 신령한 덕은 감동되지 않음이 없구나>하고 생각하였다.
부처님은 또 그 <지지> 못에 들어가 목욕을 하신 뒤에 나오는데 잡고 나올 것이 없자 바로 못위에 <가화>라는 크고 아름다운 나무가 굽어 내려져 그 가지를 잡고 나오시는 것을 가섭이 목격하고는 또 감동하였다.
부처님은 가섭을 꼭 항복시키기 위해 신통력을 다음과 같이 또 보이셨다.
니련선하의 빠르고 깊은 물살을 부처님은 신통력으로써 물을 끊어 서게 하여 높이 일어난 물을 사람의 머리위를 지나가게 하고는 밑에서는 먼지가 일게 하면서 부처님은 그 가운데를 걸어가셨다.
그 모습을 지켜본 가섭과 그의 제자들은 경탄해 마지 않았다.
그때에 마가다 국왕과 백성들은 해마다 모여 예배하면서 가섭에게 나아가 서로 즐기기를 7일동안 하는데, 가섭은 <부처님의 덕이 거룩하고 밝아서 여러 사람이 보기만 하면 반드시 모두가 나를 버릴 터이니, 7일동안 나타나지 않게 되면 좋겠구나>고 생각하였다.
이 뜻을 안 부처님은 7일 동안 숨어계시다가 8일째 아침에 가섭이 <부처님이 오셔서 공양하면 좋겠구나>라고 생각을 마칠 때 그 마음을 아시고 가섭앞에 나타나시었다. 이 같이 가섭이 마음먹은 대로 행해진 것에 의아심이 생겨 부처님께 사실을 물었더니, 다 가섭 자신의 마음을 진실로 알아 부처님이 그렇게 하신 것을 확인하고는 더욱 감격해 하였다.
그 때 부처님은 가섭의 마음이 이미 항복되었음을 알아차리고 <그대는 아라한이 아니오, 참된 도를 모르면서 무엇 때문에 쓸데없이 자칭 귀하다고 하오> 하시자, 이에 가섭은 마음으로 놀라며 털이 곤두서서 스스로 도가 없는 줄을 인정하고는 바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제자가 될 수 있는가를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그대의 제자를 불러모아 사문이 될 뜻을 말하고, 그들의 거취를 묻도록 하라>고 하셨다.
가섭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제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가섭제자들은 지금까지 가섭스승과 함께 그동안 신령한 변화를 실제로 많이 보아서 내심 부처님을 존경하고 있었으며, 스승께서 받들어 높이고 믿는 바라면 우리들도 따르겠다고 하여 모두 함께 부처님앞에 나아가 제자되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
부처님은 그들을 보시고 <잘 왔도다, 비구여> 라고 하시니, 곧 모두가 사문이 되었다. 즉시 가섭은 갓옷과 굵고 짧은 모포옷이며 물병, 지팡이, 신발 등 여러가지 불을 섬기는 도구를 물 속에 버려버렸다.
이 때 가섭의 두 동생인 나디가섭과 가야아가섭이 있었는데 저마다 250명의 제자가 니련선하강 하류에 머물러 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형과 제자들이 섬기던 불의 도구가 모두 흐름을 따라 내려옴을 보고서 마음으로 크게 놀라며 생각하기를 <나의 형에게 필시 무슨일이 생긴거다>하고는 서둘러 형의 처소로 달려왔다.
그런데 도착해서 형의 처소를 보니 텅비고 고요하여 사람들이 없는지라 크게 슬퍼하면서 그 형과 여러제자들이 어디로 갔는가를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우연히 아는 사람을 만나 행방을 물으니 고오타마의 처소로 가서 출가하여 도를 닦고 있다고 하는 것이었다. 이에 두 동생은 곧 그의 형 처소로 달려갔더니, 형과 그의 제자들은 사문이 되어 있었다. 놀란 두 동생들은 가섭형에게 영문을 묻자, <나는 부처님께서 대자대비를 성취하셨고 세가지 기특한 일이 있음을 보았도다.
첫째는 신통변화요, 둘째는 지혜로운 마음이 맑게 사무쳐서 틀림없이 일체종지를 이룩하셨음이요, 셋째는 사람의 근기를 잘 앎으로 따르며 거두어 주심이 그것이니라>고 하며 이런일 때문에 부처님 법중에 출가하여 도를 닦는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말을 귀담아 들은 두 동생들은 형님의 말이 일체종지를 이룰수 있는 길임이 틀림없을것이라고 여기고 함께 부처님의 길을 갈 것을 그의 제자들과 원하게 되었다. 이에 두 동생들의 제자 각기 250명씩 합하여 500명이 곧 부처님에게 이르러서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제자되기를 간곡히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잘 왔구나, 비구들아>라고 하시니 수염과 머리칼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지며 사문들이 되었다. 그리고나서 부처님은 그들을 위하여 신통변화를 나타내셨고, 또 그들의 수준에 알맞게 설법을 하시었다.
<비구들아 알아야 하리라, 세간은 모두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사나운 불에 태워져 고통을 받고 있다. 너희들은 옛날에 받들고 섬기던 세가지 불을 이미 잘 끊어버리고 이밖의 햇갈림을 없앴지마는 이제 세가지의 독 불은 오히려 몸에 있으니, 빨리 꺼버려야 한다>하시었다. 그 때에 그 비구들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모든 법가운데에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눈이 깨끗함을 얻었다.
그리고나서 부처님께서는 또 그들을 위하여 사성제를 말씀하셨는데, 이 말씀을 들은 가섭형제와 그의 제자들은 모두가 다 아라한의 과위를 얻게 되었다.
우루빌라가섭을 교화하기 어려웠던 것은 전생에 보시를 하려 할 때에 마음에 망설임을 지닌 그 때문이었고, 그러기에 갖가지의 신통변화를 나타내고서야 비로서 살펴 깨닫게 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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