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 일생 - 마하가섭이야기
부처님께서 마가다국 왕사성 죽림정사에 계실 때의 일이다.
이 왕사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마하사타라(摩詞沙陀羅:대택전)라는 바라문촌이 있었다.
그 바라문마을에는 <니구로다갈파>라는 장자 바라문이 살고 있었다. 그는 매우 큰 부자로서 오백의 마을을 거느리고 자재하게 부릴 정도로 재산이 넉넉하고 부리고 씀이 많았으면서도 복을 베풀고 법을 보호하는 것이 북방의 비사문천궁(毘沙門天宮)과 다름이 없었다.
그가 소유한 소들은 그 수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금전을 저장하는 창고도 25개나 필요할 정도였다.
어느날 그 장자 바라문의 부인은 만삭이 되어 동산가운데 이르러 구경하고 놀다가 그만 필발라나무아래에서 앉은채 옥동자를 분만했으니 그 아이는 단정하고 어여쁘기가 마치 금상(金像)과 같았다. 그가 바로 두타제일 마하가섭이었던 것이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나무와 인연하였기에 이름을 <필발라야나>라고 불리웠다. 부모들은 오직 이 아들 하나 뿐이기에 애지중지하는 마음으로 동자를 위해서라면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이 돌보았다.
이러한 보살핌속에 성장한 동자는 복덕인연으로 양육한지 오래지 않아 지혜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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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동자가 8살이 되자 그에게 바라문계를 받게 하고 곧 부모의 가업을 부촉한 뒤에 모든 기예와 제사법도를 남김없이 가르쳤다. 또한 글씨, 그림, 산수, 네가지 베다, 웅변술, 무술, 대주술법, 천문학 등등 세상에서 배워야 할 공부는 모두 다 마쳤다.
이렇게 공부를 다 해 마친 동자는 남에게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도 항상 세상의 욕락이 부정한 줄 알아 마음속으로는 버리고 떠날 생각을 늘 하였다.
이것은 그가 과거로부터 수행하여 일체 모든 업에 얽힘이 엷으며 이 지혜의 힘으로 인연하여 일생보처의 지위가 무르익어서였다.
한편 장자는 동자가 점차 성숙해짐에 따라 부모는 세상욕락을 받을 때가 됨을 알고 곧 장가들것을 얘기하였다.
그러나 동자는 일찍이 세상 욕락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부모님에게 장가드는 것은 원하지 않고 오직 범행을 닦고싶다고 말하였다. 이에 부모는 거듭해서 우리가문을 이을 대가 끊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며 두번 세번 거듭하여 동자에게 간곡하게 말하였다.
한사코 부모의 뜻을 거부한 동자였지만 부모의 애원에 열부단금을 가지고 솜씨좋은 장인에게 여자의 형상을 만들게 하여 그와 똑같은 사람이 있으면 장가 들겠다고 하였다.
장자 부부는 이런 일을 당하고 보니 크게 근심스럽고 걱정이 되어 초연히 불안에 쌓이게 되었다.
이 때 그 장자의 집에 친구 문사(門師)바라문이 마침 찾아와서 안부를 묻는 것이었다. 이에 근심에 잠겨있던 장자는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그에게 하였다. 그러자 문사바라문은 장자에게 함께 염부단금색의 처녀를 찾을 길동무들을 마련해주면 그들과 함께 사방으로 다니면서 찾아오겠다고 확신에 찬 대답을 하였다.
그 때 장자는 이런 말을 듣고 그의 말대로 준비하여 주었다. 곧 문사바라문과 여러 사람들은 신명(神明)일산을 만들어 갖가지로 장식하여 신명을 만들어서 동네마다 다니면서 모든 여성들에게 이 신명에게 공양하면 원하는대로 모두 성취하게 된다고 홍보하였다.
이와 같이 마을마다 돌아다니다가 비야리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가라비가>라는 큰 마을에 <가비라>라고 이름하는 바라문이 있었다.
그 가비라바라문은 부자로 재물이 많고 하인이 많이 있었다.
그 바라문에게는 <발다라가비(Bhadrakapila)>라는 딸이 있었는데, 매우 어여쁘고 단정하며 절묘하여 세상에 짝할이가 없었다. 그녀는 짧지도 길지도 않고 희지도 검지도 않고 붉지도 푸르지도 않아 때마침 성년이 되어 천하의 옥녀보가 될 만하였다.
마침 그 때 그 비야리성에는 명절날이 되어 오백명의 처녀들이 함께 모였다. 그래서 발다라가비도 그 모임에 참여하였다.
일산과 신명을 지닌 문사바라문은 그 처녀들 곁에 나아가 주머니 속에서 신명을 내어 모든 처녀들에게 보이며 공양할 것을 말하였다. 그 말을 들은 모든 처녀들은 각기 향과 꽃을 바치며 그들이 바라는 바를 말하였다.
그런데 오직 발다라가비만이 그 신명을 가까이 하지 않아 동무 처녀들이 억지로 이끌어 그 신명에게 나아가게 하였다. 그녀가 이르자 그 처녀의 위광의 힘으로 그 염부단금으로 만든 여자의 형상은 곧 본색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 때 발다라가비는 그 모여있는 처녀들의 무리로부터 뛰쳐 나와 집으로 달려와서는 <아버지 어머니시여, 저를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마소서. 무슨 까닭이냐 하오면 저는 이제 남의 아내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제 마음에는 범행을 닦고자 하나이다.>
그녀의 말을 들은 가족들 중에 여자 형제들은 그녀에게 만일 어떤사람이 너의 몸크기 만큼의 황금을 가져온다면 결혼하겠다고 하라고 시켰다.
이 때 그곳에서 처녀를 구하던 문사 바라문은 이 소문을 듣고 하룻밤 그녀의 집에 머물면서 그녀의 아버지에게 필발라야나에 대해서 말을 하고는 그에게 딸을 줄 것을 말하였다.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염부단금의 여상을 내어 그것을 그 처녀에게 전해주시오 하였다.
그 때 처녀의 부모와 형제들은 <아마 그곳 사람들이 우리 딸이 이렇게 단정함을 듣고 많은 염부단금을 모아서 우리딸만큼의 모양으로 만들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염부단금 형상만 받고 그 집 재산도 모르고 가문도 모르니 잘 알아보고 난 후에 딸을 주겠다고 하였다.
이에 문사바라문은 좋을 대로 하시라고 하고 본국으로 돌아와 니구로다장자에게 있었던 사실을 말하였다.
너무도 기뻐한 장자부부는 비리야성에서 오는 사람이면 그들이 필요한 만큼의 물품을 주어 불편함이 없도록 명령하였다.
때에 그 처녀의 형제들은 장자부부를 만나기 위해 마가다국 왕사성으로 길을 떠나가면서 잠시 쉬노라면 길목마다 극진한 대접을 하여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를 하여 감동하였고, 몸소 그가 소유한 재물이 얼마인지를 확인하고는 <우리들의 자매를 그 집에 출가시켜 자부를 삼게 하리라>라고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돌아가서 장자에게 말을 하게 하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장자부부는 이런 말을 전해 듣고 기뻐하며 아들을 시켜서 그 처녀를 만나보고 오라고 하여서 동자는 걸식하는 사람으로 변하여 그 처녀의 집으로 가니 그 때 발다라처녀는 곧 스스로 음식을 가지고 나와서 그 나그네인 필발라야나 손에 주었다.
그 때 동자는 그 처녀를 본 순간 바로 그녀구나 라고 알아차리고는 그녀의 마음을 떠보았다.
<착한 아가씨여 시집갈 곳이 있습니까>
그러자 마가다국의 장자의 집으로 시집을 가야 한다고 하였다.
이에 동자는 <내 듣건대, 그 집 자재는 오욕락을 행하기를 싫어하고 범행을 닦기를 원한다고 합니다>라고 하였다.
그 여자는 곧 대답하였다.
<바라문이여, 저는 이제 그런 말을 들으니 크게 기쁩니다. 저도 또한 오욕락이 싫고 범행을 닦는 것이 소원입니다>
그녀의 마음을 다 안 동자는 집으로 돌아와서는 부모에게 그녀에게 장가들겠다 라고 하였다. 그렇게해서 동자와 그 처녀의 가문은 서로 언약을 맺어 사돈지간이 되었다.
필발라야나는 대가섭종성에서 태어났으므로 세간에서는 <가섭>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렇게 부인을 맞아들였으나 같은 방안에 있으면서도 서로 물들어 부딪치지 아니 하였다. 그것은 오래전부터 보시를 잘 하는 등의 선근공덕으로 말미암아 집에 있으면서도 오욕락을 받기를 좋아하지 아니하고 낮밤을 생각하기를 도에만 뜻을 두고 세간은 번거로우므로 출가의 법에만 관심을 두었다.
이렇게 법을 간절히 구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실현되지 않아서, 결국 집안 일을 놓아두고, 모든 부처님께서 출가하여 도를 닦으신거와 같이 산숲에 들어가려했다. 이에 곧 금실로 짜서 만든 백천량의 돈 값어치가 된 값진 보배옷을 벗어버리고 빛깔을 무너뜨린 누더기를 입고 스스로가 수염과 머리칼을 깎아버렸다.
그 때에 여러하늘들은 공중에서 가섭이 스스로 출가함을 보고 말하였다.
<선남자시여, 석가족의 정반왕의 아들의 이름은 싯다르타이신데 출가하여 도를 닦고 일체종지를 이루셨습니다. 온 세상에서 부르시기를 석가모니라 하시는데 지금 1,250명의 제자들과 함께 라자그리하성의 죽림정사에 머물고 계십니다.>라고 하므로 그 때 가섭은 하늘의 말을 듣고서 몹시 기뻐하며 부처님 계신 곳으로 단숨에 나아갔다.
그 때 부처님은 그가 장차 올 것을 아시고 <그 선한 뿌리를 자세히 살펴보시니 가서 제도하여야 겠구나>
이런 생각을 하시고, 즉시 마중을 가시다가 길 중간에서 가섭을 만나게 되었다. 가섭은 부처님의 상호와 위의가 높으심을 보고 합장하고나서 온 몸을 땅에 던지며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이야말로 이제 바로 저의 큰 스승이오며 저는 바로 제자이옵니다>, <부처님이야말로 이제 바로 저의 큰 스승이오며 저는 바로 제자이옵니다>, <부처님이야말로 이제 바로 저의 큰 스승이오며 저는 바로 제자이옵니다>
감격하여 이와 같이 세번을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러하느니라, 가섭아 나는 바로 너의 스승이며 너는 바로 나의 제자이니라>하셨다.
<가섭아 알아야 한다. 어떤 사람이 진실로 일체종지가 아니면서 너를 제자로서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머리가 곧 깨져서 일곱조각이 나리라>하고는, 또 다시 <장하도다 가섭아, 오온을 받는 몸은 바로 큰 괴로움의 더미인줄 알아야 한다>하시자 때에 가섭은 이 말씀을 듣자마자 곧 진리를 보았으며, 이에 아라한의 과위까지 얻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부처님과 가섭은 함께 죽림정사로 돌아가셨는데, 이 가섭은 크고도 거룩한 덕과 지혜와 총명이 있었기 때문에 <마하가섭>이라 이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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